과거의 나와 우리는 항상 최선을 다했음을.
“혹시, 그때 요청드린 기능
언제 런칭될까요?”
지난 일주일 간 타 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왜냐고? 애자일 하게 일하며 주기적으로 기능을 런칭하여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했던 우리 팀이, 처음으로 2주간 멈춰있었기 때문이다.
멈추고 싶어서 멈췄던 건 아니다.
그저 모든 상황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다.
원인은 확실했고 문제는 분명했다.
문제는 인프라(환경) 이슈로 테스트가 어려웠던 것.
테스트가 어려우니, 위험을 감수하고 런칭할 수 없어, 계속 배포가 미뤄져 왔던 것이었다.
원인은 사실 따지고 보면 많았다.
기존 팀원은 너무 바빴고, 새로 들어온 다른 팀원들에게 업무를 온전히 인수인계 할 수 없었다.
새 팀원은 구조를 완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요한 부분(인프라)을 개선했고, 그 부분에 있어 리더인 나와 다른 개발 팀원들은 너무 가볍게 의사 결정을 했다.
구조 파악이 다 안 된 상태에서 기존 팀원이 아파 2일이 넘게 자리를 비웠고, 새로운 팀원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썼음에도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만들었다.
다른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생겼던 이유는, 초기에 자원과 시간 부족으로 완벽한 설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원인은 모두에게 있었고,
서로 탓하기 참 좋은 사건이었다.
“A님이 초반에 인수인계를 잘해주셨으면 그런 일이 없었잖아요. “
“B님이 의사결정을 꼼꼼하게 했으면 됐잖아요. 그렇게 중요한걸 그렇게 결정한다고요?”
“모르면 건들지를 말았어야죠. 문제 터질 줄 진짜 모른 거예요?”
이런 날카로운 말들이 충분히 오고 갈 수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우리 누구도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는 ‘과거의 나와 우리는 항상 최선을 다했음’을 가정하고 일하기 때문에.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지, 그리고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발전해 나가는 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심도 깊은 회고를 했다.
회고를 통해 당장의 이슈를 해결할 방법과 앞으로 동일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서로의 심리적 상태가 괜찮은지, 몸 상태가 힘들지는 않은지 걱정하고 위로했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고 방지하기 위한 명확한 액션 아이템들을 뽑았고, 차차 하나씩 실행하며 해결해 나가고 있다.
과거를 돌아보고 후회하게 될 때마다 인간은 남을 탓한다. 그러나 현재에서 과거의 타인을 탓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앞으로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
누굴 탓해봐야 해결되는 것은 없고 나쁜 감정만 남는다. 반대로 앞으로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게 되면 개선할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기쁨과 의지가 생긴다.
많은 사람들은 제발 남 탓하지 말하고, 서로를 탓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서 어떻게 해야 남 탓을 하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과거의 나 혹은 우리를 탓하는 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팀원들과 한 가지 가치만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면 된다.
우리는 과거에 항상 최선을 다했다.
우리는 과거의 나와 우리는 최선을 다했음을 가정하고 현재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