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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밧드 May 21. 2024

쌍경

제2화 모세와 아킬레우스



유대교에서는 모세가 기원전 1391년~1271년에 살았다고 한다. 트로이 전쟁이 13세기에 있었다고 하니, 아킬레우스는 모세보다 어리지만 그와 동시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두 사람은 모두 전설적이고 신화적인 인물이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로부터 팔레스타인으로 이주시키면서 이집트의 왕인 파라오와 대결한다. 세상에 어느 왕이 자국의 백성을 그것도 수백만 명에 달하는 노동력을 포기하겠는가? 모세와 파라오의 대결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모세는 자신의 힘이 아니라 God(지오디)의 능력으로 싸운다.


God는 열 가지 재앙을 내리는데, 마지막 재앙이 장자의 죽음이다. God가 이집트 땅에 있는 사람과 짐승의 장자를 모두 죽인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르게 하여, 장자를 멸하는 자가 그 피를 보고 그 문을 넘어가, 이스라엘 백성은 장자의 죽음을 면한다. 유월절이란 죽음의 사자가 이스라엘 집을 건너 뛰었다는 말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떠나는데, 이집트 백성과 짐승의 장자가 모두 죽어야 했다. 왜 그랬을까? 파라오가 God를 모른다고 하여 God의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첫번째에서 열번째에 이르기까지 재앙의 강도를 높여 갔다. 파라오는 열 가지 재앙을 겪고 나서야 무시무시한 God의 존재를 비로소 깨닫고, 이스라엘 백성을 놓아 주었다.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사람을 죽이지 않는 방법 말이다.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 측의 장수로서 천하무적이다. 이에 맞선 트로이 측의 장수는 헥토르다. 두 영웅의 대결은 모세와 파라오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다.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성문까지 진격했으나, 트로이 군대는 아폴론(god)의 꾀 덕택에 성 안으로 모두 들어갔다. 헥토르는 성문에서 단신으로 기다리고 있었지만, 막상 아킬레우스가 나타나자 공포를 느끼고 도망쳤다. 이에 아테나 여신이 나타나 용기를 줬고,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에게 맞섰다. 재밌는 것은 헥토르는 공포심과 용기 모두를 god에게서 받았다. 그러나 결국엔 아킬레우스의 창을 맞고 죽는다.


아킬레우스는 헥토르의 시체를 전차에 매달아 끌고 트로이 성을 돈다. 헥토르의 아버지이자 트로이의 왕인 프리아모스는 아킬레우스를 찾아와, 자식 잃은 아버지의 슬픔을 토로하고, 아킬레우스는 자신의 아버지를 생각하며 통곡한다.

   

결국 아킬레우스는 헥토르의 시체를 돌려주고, 장례를 치를수 있도록 12일간의 휴전을 보장한다. 그리고 이것을 제우스(god)의 뜻이라고 여긴다.


모세의 이야기는 삭막하기 그지없으나, 아킬레우스의 이야기는 인간미가 넘친다. God(유일신)은 천상천하유아독존이지만, god(다신교의 신)은 사람의 어깨 위에 올라 앉아 함께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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