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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 메콩강변 그리고 독일인 남사친

아침 햇살이 메콩강에 반짝반짝 빛나던 그때 그와 처음 만났다.

by Anais Ku

루앙프라방, 메콩강변 그리고 독일인 남사친

아침 햇살이 메콩강에 반짝반짝 빛나던 그때 그와

처음 만났다.

그리고 그 독일인과 이토록 오래도록 연락하며 지낼지 그때는 미처 몰랐다.


라오스를 처음 방문했던 그때 비엔티엔, 방비엥에서는 어머니와 며칠 그리고 치앙마이 친구들과 하루이틀

보냈을까? 그들과 다 헤어지고 혼자서 기차를 타고

루앙프라방을 갔다. 기차여행을 좋아해서 일부러 약간

이른 아침 기차를 타고 그곳에 도착했고

지금도 그러하지만 숙소라든가 무얼 해야지. 하고서

정하지 않고 가서 동선에 맞게 해야지 그저 그런 큰

그림만 가지고 간 터였다.








아침에 역에 도착해서 숙소를 알아볼까 하다가 보통의 숙소가 2시 체크인일 것을 알기에 그렇다면 좋아하는

강가로 가서 커피부터 한잔 해야지 하는 것이 그저

바라는 그거 단 하나였고.

여느 도시에 가도 카페 알아보는 건 좀 잘하는 편이라

그 동네에서 가장 맛있을 거라 예상되는 곳으로 역에서 일단 향했다.


역시 감이 잘 맞아떨어졌는지 구글맵에서 찾아낸 곳이지만 로스터리 카페에다가 메콩강 리버사이드만 가도 그 카페의 커피 향이 났으니 "아. 잘 왔구나." 하고 안도했다. 하지만 현지 돈이 다 떨어진 것을 알고 환전부터 해야지 하는데 카페 직원들이 나중에 달라면서 커피를 먼저 주문받는다.



그는 내 앞에 주문하는 이였다.

남자 한 명이 세잔을 주문하기에 당연히 일행이 있을 거라 여기고 그를 자세히 보지 않았다.

그리고 메콩강을 바라보고 앉는데 비로소 내 옆에 앉은 그가 내 앞에 주문한 그였다는 걸 알아차리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커피 스무디 디저트 그렇게 주문했던 거로 기억된다. 책과 팟캐스트 그리고 무언가 노트를 하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위대한 커피로부터 이 소소한 여정이 시작된다고 믿으면서

* A Great cup of Coffee begins my Journey.


처음 가는 카페에서의 나의 루틴대로 카페라테를 주문했고 혹시 산미가 있는 원두가 있다면 그거로 부탁한다고 하니 이미 그들은 그러하다 해서 더 만족한 기억이 난다.









명성대로 그곳의 커피는 아주 준수했고 딱 원하는 적당한 라테아트( 화려한 아트 하느라 커피가 식는 거 정말 싫어한다. )와 온도 그리고 그냥 무난한 하얀 세라믹잔 세트로 내어주었다.


이 뻔하고 나에겐 당연한 그런 커피를 내어주지 않는 곳도 많이 있기에 아주 만족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아마도 그때 카페에 혼자 온 이는 그와 나 둘 뿐이었던 거로 기억된다.


우리는 서로에 대한 끌림이나 그런 거보다는 그냥 그 자리에서 서로가 우연히 마주친 것이고 알아본 것이다.

서로가 많은 부분에서 닮아있고, 또 이 여정에서 필요한 존재라는 걸.


그는 독일인이지만 베트남 하노이에서 오래 살고 있었고, 베트남 여자친구도 있는 이였다. 아마 나보다는

몇 살 아래의 그는 독일인이지만 여느 독일인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다정하고 섬세한 부류의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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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is Ku 당신의 경유지는 어디인가요? 나 혼자 여행 계속해서 하고 있어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저에게는 여행과 글쓰기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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