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구해 준 다정한 러시아 촬영 감독 이야기
히치하이킹이 불러온 나비효과
여행에서 만난 남자 시리즈를 오랜만에
쓰면서 어떤 이의 이야기를 쓸까 하다가
떠오른 이들 이야기를 씁니다.
이번 발리 여행에서는 어찌 보면 무난하게 흘러간 일상이 중심이 된 여행이라 특별하게 떠올릴 만한 남자들은 없습니다만.
여행에 오면 꼭 누군가와는 만나게 됩니다.
발리 우붓 한 달 살기를 마치고 무작정
바투르 산으로 가려고 할 때 히치하이킹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너무 피부가 탄 듯하여 오토바이 타기가 좀 부담스러워서 한번 해볼까? 하고 길을 나섰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그랩용 승용차 택시만
멈추고 그러다 한참 후에 두 사람이 잠시
잠깐 태워줬습니다만 결국 우붓 북쪽 끝
엄한 동네에서 내리기 되었는데 그러고 피곤해져서 우붓 시내로 가서 그냥 하루 쉬어야 하나? 하던 차에 어떤 차가 멈추는데
아는 얼굴이었습니다.
이 길에 마주칠 거라 전혀 생각지 못한 이가 나타나서는 조금 놀랐지만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히치하이킹을 하면서도 아주 오래전에 미국에서 있었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길을 잃은 건 아닌데 버스를 기다렸지만 오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하던 차에 누군가 나타나서 도움이 필요하냐고 했던 그 순간이 마침 겹쳤고 비슷한 순간이 펼쳐졌습니다.
그 이후에 우리는 친구가 되었고 그는 나중에 나를 만나러 한국에 오기도 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연락은 몇 번 했지만 지내는 곳이 거리가 있어서 만날 기회가 없었던 그가 나타난 건데,
신기한 건 우붓 좁은 길을 지나가는 데 나를 알아본 게 그저 놀랍고 그 역시 한참 가다가 다시 차를 돌려서 와주었다는 건데 이
동네에 살지도 않고 만난 적도 없는 이를
나 역시 잘 가지 않는 동네에서 만나지 다니.
우붓 센터나 우리 동네였더라도 신기하네 했을 텐데.
암튼 지쳐있었기에 누구라도 반가운 상황이지만 이미 아는 이라서 더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갔고.
바투르 산에 가려고 했다 하니 저 반대편
구름을 보라며 오늘 말고 다음날 가라고
설득을 하는 그.
그가 오기 전부터 바투르 보다 어디 그냥
쉬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그저
그의 설득에 따르기로 한 거죠.
그는 시네마토그래퍼 cinematographer
그러니까 뮤직비디오등을 작업하는 촬영감독인데 전직은 스케이트 보더 선수.
러시아인이지만 전형적으로 보이지는 않던 서핑이 나 카이트 서핑도 하던 그래서 전부터 서핑 다큐멘터리나 우리나라 영화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던 터라
이번 제 작업에 대한 조언도 받고 그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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