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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종원 Aug 17. 2022

향수가 없는 그녀

음악을 들으면, 그것과 함께한 어떤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처럼, 향기에도 이와 비슷하면서 조금은 다른 힘이 있다. 바로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 길을 지나다 오랜만에 맡은  애인의 향수에 사랑했던  시절이 통째로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얼마 , 평소에 향수를 쓰지 않는 사람에게 향수를 선물하고 싶어, 혜화의  매장에 다녀왔다. 한참을 돌아다녔지만, 마음에 드는 것을 찾지 못했다 계열은  향기로움이 너무 과해서,  향은 취향이 아니라서, 비누향은 샴푸와 다를  없어서. 그녀는 수없이 많은 향수들을 들어보기만 하고, 제각각의 이유로 다시 가져다 놓았다. 그녀는 내게 예쁜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고맙다고 했다. 그렇게  수확 없이 매장을 나오려던 찰나마주 잡은 손에서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향기가 갑자기  끝을 스쳤다. 뒤돌아볼 것도 없이 그녀에게서 나는 향기였다향수 없이도향기가 나는 사람이었다.




우린  매장을 나와 뜨거운 한여름임에도 불구하고 혜화거리를 계속해서 걸었다연극거리에서도마로니에 공원에서도성대입구에서도, 발이 닿는 모든 곳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향기를 맡을  있었다훗날 나는 어떤 향수에서가 아니라모든 곳에서, 모든 향기에서  사람을 떠올리겠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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