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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달고나 Nov 17. 2022

 AI에 대한 단상

편집자 생각

요즘(이라고 하지만 한참 전부터) AI가 화제다.

출판사에서도 마찬가지다. DALL-E, Midjourny, NovelAI 등 그림을 그려주는 AI를 보고는 약간의 충격에 빠짐과 동시에 이것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 하는 작은 희망도 있다.

책과 어울리는 그림이 필요할 때 지금까지는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택했다.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의뢰하거나, 셔터스톡, 게티이미지 등 사이트에서 구매하거나.

그런데 한 가지 더 선택사항이 생겼다. AI에게 그려달라고 하는 것.

명령어를 잘만 조합하면 꽤나 그럴 듯한 이미지를 내놓는다.


오늘이 수능일(2022년 11월 17일)이라 그에 맞춰 수험생들에게 꽃길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AI들에게 그림을 의뢰해봤다. 꽃밭을 걸어가는 소년, 소녀라는 주제였다.

아래 첫 번째 그림은 NovelAI가 그린 것이다.

애니메이션 위주의 AI답게 그려줬다. 그런데 출판사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리기에는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소년 소녀라고 명령어를 줬는데 소년은 어디로 날아가고 소녀만 걸어왔다.

그래서 좀더 회화적인 분위기인 Midjourney에게 부탁(!)했다.

그랬더니 아래와 같은 그림이 나왔다.

생각보다 쓸쓸한 그림이었지만 쓸만했다.

그래서 이 그림을 가지고 인스타그램에 포스팅을 했다. 포스팅을 하려고 이 정도 수준의 그림을 그리려 했다면 오늘이라는 시간 내에 포스팅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책의 삽화도 이렇게 만들면 나름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산자 위주의 생각을 해보다가 글쓰는 AI가 글을 쓰고, 그림 그리는 AI가 그리고, 교정하는 AI가 문장을 손본다면... 그 책을 사람이 읽을 것인가? 하는 절망에 빠졌다. 마치 알파고 둘이 두는 바둑을 사람이 즐기지 않듯이, 아무리 수준이 높다 하더라도 그런 책을 소비하지는 않을 듯하다.

생산은 있는데 소비는 없는 시장은 결국 출판의 종말이다.

AI를 생각하면 희망과 좌절을 왔다 갔다 한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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