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5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고니파더
Dec 06. 2024
신용등급과 리스크 반영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신용등급 하향 조정
보험회사 투자부문에서 근무하면서 회사채 등급과 수요예측, 금리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심사하는 사람이 그렇게 적극적으로 시장을 기웃거리냐'라고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일전에 이야기했듯 미들이나 백오피스에 있다 하더라도, 프론트처럼 사고하고 행동해야 더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이렇게 할 생각.
최근에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돌이켜보면서,
'과연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이 기업의 리스크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가'
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죠.
제가 내린 답변은 '아니다'인데, 늘 강조해 왔던 정성적인 부분이 심사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올 새해부터 금융시장을 시끄럽게 했던 태영건설입니다.
사실 태영건설에 대한 우려는 나온 지 꽤 된 이야기입니다.
증권가 찌라시로 시작했지만 결국은 워크아웃을 통해 루머가 사실로 판명된 케이스죠.
이게 아마 2022년 하반기부터 흘러나온 이야기였을 겁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은 24년 1월이죠.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 거의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회계법인과 신용평가사들이 이야기 한 태영건설의 신용등급 변화?
거의 없었습니다.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여기저기서 기사를 쏟아냈지만 글쎄요.
관련 기사 아래에 첨부합니다.
"태영건설 `재무상태 적정` 말했던 회계법인들 책임 없나" - [디지털타임스] (dt.co.kr)
워크아웃 신청 후에 등급을 CCC+로 조정한다?
이건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겁니다. 관련 등급 하향은 사실 부끄러운 거라고 생각해요.
일 터지고 나서 '너 그럴 줄 알았다' 이야기하는 것?
의미 없는 거죠.
투자자의 옳은 의사결정을 위해 존재하는 신용등급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영업의 한 가지 수단으로 변질되기 시작한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평가기관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가긴 합니다.
기업에서 의뢰하지 않으면 평가 레이팅이라는 것?
생기지도 않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신용평가기관들이 주 수입원이 피평가대상인 기업들로부터 나온다는 이야기.
자기들에게 수수료 지급하는 기업의 등급을 박하게 준다는 것은, 어찌 보면 시스템적으로 시작부터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겁니다.
결국 이러한 이유로 신평사들의 신용등급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죠.
두 번째로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한 투자의사결정이 바로 옳은 일인가'
에 대한 판단입니다.
은행에서 근무할 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 모지리(?)가 있었죠.
"대기업 심사하는데, 무슨 Skill이 필요해? 공정위 기준 기업집단 10위 이내 개별기업은 500억, 그 아래 기업은 300억, 이런 식으로 한도 주면 되잖아!"
이런 이야기를 입사한 지 1년도 안된 직원이 했으면 이해가 가지만,
금융권 경력이 20년이 다 되어가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신용평가등급?
투자나 심사하는데 참고자료일 뿐입니다.
AAA기업은 1,000억, AA기업은 500억, A기업은 300억?
이런 식의 심사가 과연 적정할까요?
예를 들어 봅니다.
AA-등급의 CJ ENM이라는 기업이 있습니다. CJ 그룹의 핵심 자회사였었죠.
(지금은 흔들리고 있는 중)
환경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 중인 건설업체 SK에코플랜트의 신용등급은 A-등급입니다.
이 두 회사 최근의 회사채 수요예측 관련 결과 기사를 첨부합니다.
채권시장서 'AA등급' CJ ENM의 굴욕…유동성 우려 점증하나 < IB/기업 < 기사본문 - 연합인포맥스 (einfomax.co.kr)
금리나 회사채 만기 등의 여러 가지 조건이 영향을 미쳤지만, 등급과 무관하게 시장은 움직이고 있습니다.
AA등급의 기업은 시장에서 외면했고 A등급의 기업은 열렬한 환영을 받았죠.
등급만 가지고 투자 의사결정을 하는 게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심사에 있어서도 절대적인 판단 기준은 없습니다.
산업과 그룹 리스크, 그리고 기업의 향후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투자의 영역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 오늘입니다.
P.S...
익숙한 것에만 머물기를 고집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을 결코 만날 수 없다. 위대한 '미지의 것'과 춤추는 사람들, 평온함 대신 위험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만이 성공할 수 있다.
새로운 발견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애물은 무지가 아니라 알고 있다는 착각이다.
멍청한 사람은 자신만만하고 똑똑한 사람은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
훌륭한 지도자가 모두 그렇듯이 비난은 제일 먼저 나서서 받고 칭찬은 다른 사람과 나눈다.
프로세스란 개념 자체가 본질적으로 과거 지향적이다. 어제 일어난 문제들에 대한 대응으로 개발된 프로세스를 성스러운 것으로 취급한다면, 이는 전진을 방해할 수 있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프로세스 자체가 목적이 될 수도 있다.
오잔 바롤의 문샷 중에서-
keyword
신용등급
리스크
투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