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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니파더 Dec 17. 2024

대기업과 대마불사

인수합병, 리밸런싱

최근에 그룹분석을 하면서 든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과거와 다르게 최근에 왜 이렇게 큰 대기업들이 무너지는가?'


글로벌 매크로 변수가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는 환경과 같은,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Globalization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기업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잘 알다시피 아무리 대외 변수가 강해도 대기업은 대기업, 말 그대로 '대마불사'라는 말이 잘 적용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나 태영건설 같은 대기업 집단이 하나 둘 쓰러지는 걸 보면, 결국은 그룹이나 기업 그 자체의 잘못된 사고방식과 전략이 문제일 겁니다.


얼마 전 블라인드를 강타한 삼성전자의 잘못된 보고체계. (지인에게 물어보니 정말 사실이라 하더군요.)

https://www.invest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0/24/2024102480218.html

그리고 제가 근무했던 H그룹의 '사장님이 까라면 까!'라는 식의 사고방식도 문제이죠.


회사 자본은 부족해서 리스크 담당자들은 심장이 타 들어가는데, 아랑곳없이 수익도 안나는 지분투자를 막 질러대는 걸 보면... 에휴... 말을 안 하겠습니다.

결국 이런 것들은 작은 기업뿐만 아니라 큰 대기업도 한방에 보내버리게 됩니다.


왜냐면 제대로 된 사고방식이 박힌 젊은 친구들에게는 자신의 미래를 이 조직에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리고는 다른 곳으로 떠나고 결국 남는 이들은 그저 그런 사람들 뿐.


물론 과거에라고 이런 일이 없었을까요?


당연히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말 그대로 트럼프가 재채기만 해도 국내 주가가 출렁거리는 시대입니다.


최근 계엄령 선포로 태국에서 한국 원화 환전을 금지한다는 정책이 곧바로 시행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죠.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009182?ref=naver


그만큼 외국 자본도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되지 않는 전략의 영향이 커진 시대.


세부적인 전략으로 들어가 보면 결국 잘못된 경영 전략이 문제라고 봅니다.


결국 경영에 관심이 없는 대주주 일가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간신배들이 대기업을 흔드는 원흉이라고 생각해요.


참고로 아래는 제가 진단한 대기업 병으로 가는 프로세스입니다.


⑴충성을 다하는 간신배 무리의 등장과 쓸데없는 보고체계 도입 → ⑵본인의 입신양명을 위한 과도한 성과 추구 → ⑶도구로 쓰이는 무분별한 인수합병 →⑷ 자금부담 → ⑸파산 혹은 리밸런싱


최근에 안 좋은 루머에 휩싸인 대기업들은 (롯데, 신세계) 거의 대부분 이 범주에 속해 있는 것 같습니다.

일 터지기 전에는 인수합병도 화려한 성공으로 간주되지만, 막상 터지면 나 몰라라 하고 내빼는 경우가 대부분.


안타까운 점입니다.


하지만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음을 빨리 인정하고 재자리를 찾으려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SK그룹이 바로 대기업들에게는 하나의 기준점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https://www.yna.co.kr/view/AKR20241206134800003?input=1195m

리밸런싱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23년도 기관투자가들이 SK에 가졌던 View 비하면 개선되는 모양새입니다.


결국 잘 나갈 때 제대로 된 리스크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이런 위기를 토대로 향후 이 분야에 대한 중요성이 더 강조될지도 모를 일.


더불어 잘못되었을 때 잘못을 인정하고 빨리 돌아오는 시도를 하는 것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최근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롯데, 신세계 그룹도 SK처럼 좀 더 나아진 실적을 내년에는 보여주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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