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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니파더 Dec 22. 2024

포크레인 한대의 가격은 얼마일까?

건설기계 장비업체에 대한 투자심사

오늘은 흔히 말하는 굴삭기, 포크레인 등, 건설 현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건설기계를 제조하는 업체 관련 투자 심사 글입니다.


건설기계 (naver.com)


시장에 나와 있는 업체가 많지 않으니 기업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실사를 통해 파악한 비교적 따끈따끈한 사례로 검토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시작!~


실적 꺾인 건설기계, 믿을 건 인도·중동 新시장 < 기업 < 기사본문 - 시사저널e (sisajournal-e.com)


1. 전형적인 B2B 산업.


인터뷰 통해 확인한 정보에 의하면 굴삭기 대당 가격이 1.5억 정도 한다고 합니다.


이상하게 실사 가서도 저는 이런 것들이 궁금합니다.


재무지표가 어쩌고 저쩌고부터 이야기 하는 건 매력이 없어요. 그런건 미리 알고 가야죠.


이렇게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드는 질문을 하는 것이 더 쾌감이 있습니다.


변태적이죠.


농담처럼 이야기했지만 늘 그렇듯이 기업의 실질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암튼 한 번 주문시 최소 100대에서 많게는 1,000대 이상 주문을 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는 접근이 불가능한 시장이라고 보면 됩니다.


전형적인 B2B 시장인 것.


이러다 보니 시장에서 통용되는 가격이라는 것이 종종 무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장 1위 업체의 굴삭기 대당 가격이 2억이라 한다고 해도 벌크로 주문을 많이 하기 때문에,


주문량에 따라 20~30% 할인율 적용은 쉽게 일어나는 듯 보인다는 이야기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심사 관점에서는 대당 판매가격도 중요하지만 (P) 연도별 판매대수의 추이를 살펴보는 게 (Q) 더 적정한 심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2. 건설경기의 영향.


말 그대로 '건설기계' 이기 때문에 건설 경기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큽니다.


다만 원자재 가격의 추이와도 산업 흐름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이죠.


광산 개발을 하는 장비들도 생산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해당 건설기계 업종의 실적도 동반 상승한다고 합니다.


저는 몰랐던 부분으로 미리 알아두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3. 다양한 제품 라인업 확보가 중요.


위에서 벌크로 주문하는 형태가 대다수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 경우 하나의 제품을 주문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여러가지 제품군을 한 곳에서 주문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그러다 보니 한가지 제품 생산에 올인하기 보다는,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곳의 경쟁력이 더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업계에서는 보통 Heavy 제품과 (광산 개발에 사용되는 제품) Compact 제품으로 (일반 건설현장에 사용되는 제품) 구분해서 불리고 있는데,


두 라인 모두 확보하는 곳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편할 듯 합니다.


4. 굴삭기도 친환경 시대.


친환경 테마는 이제 굴삭기 산업에서도 적용되는 추세이더라구요.


특히 유럽쪽에 수출하기 위해서 친환경 엔진 개발을 탑재해야 하는 것이 필수조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자체적으로 엔진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가.


이게 핵심인 듯.


더불어 친환경 엔진 보유시 해당 국가에서 보조금을 지원받는 혜택도 있다 보니 매출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듯 합니다.


5. 수출산업.


내수에서 소화되는 부분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체 자체적으로도 매출처 다변화 전략을 가져가는 것이 더 좋은 선택지입니다.


그러다보니 FX Hedge가 중요한 부분인데 삼성그룹처럼 Full Hedge를 하지는 않고 대부분 50~60% 정도는 환 노출에 열어둔다고 합니다.


핵심은 해외 생산기지를 통해서 현지에서 달러 조달/달러 수취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환율 변동성을 자연스레 방어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심사할 때 전체 매출 중 환헤지 부분이 얼마인지,


해외에서 생산해서 곧바로 현지에서 수출하는 규모가 어느정도인지 파악하는 것 역시 필요해 보입니다.


6. 일반적인 사이클은 5~10년 정도.


외부 변수에 따라 매출 변동이 있기는 하겠지만 (건설경기와 원자재 가격 추세) 기본적으로 5년마다 사이클이 돌아온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이해가 안갔어요.


대당 가격이 1~2억을 넘어가는 고가의 기계를 5년 밖에 안 쓴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내용연수가 최소 10년 이상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제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실은 이렇습니다.


위에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B2B 산업이라는 걸 잊지 않으면 이해가 된다는 것.


벌크로 사가는 기업체의 경우 해당 건설기계를 5년 정도 사용하고 중고시장에 매각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빨리 매출 사이클이 돌아오는데요.


왜냐하면 이 시점 중고가격이 가장 높기 때문이죠.


동시에 5년이 지나가면 유지 비용도 만만치 않게 증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5년마다 제품 교체 주기가  돌아온다는 것.


일명 타당한 설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일전에도 한번 이야기 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국가의 기반이 되는 기업, 외화를 벌어들이는 기업, 재무안정성이 좋은 기업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잘 몰랐던 분야인데 건설기계 제조업의 경우에도 이 범주에 들어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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