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피같은 20만원
프리랜서의 삶으로 뛰어든지 이제 곧 1년이 되어간다. 프리랜서로 살면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많은 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주 크나큰 착각이었다.
돈을 벌지 못해 아르바이트 하나를 구하기 위해 허덕이고 이번 달 생활할 돈이 없어 먹는것을 줄여가는 현실을 보면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프리랜서는 꿈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쯤 기회가 하나 찾아왔다. 인스타그램 DM으로 1회 무료 퍼스널 브랜딩 수업을 해줄테니 한번 받아보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인스타그램을 키워나가고 있던 와중 이런 제안을 받으니 심장이 뛰는 기분이었다. 재미있을 것 같았고,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에 무료 수업을 듣게 되었다. 처음 수업을 들을 때는 내 생각보다 훨씬 유익했다. 나라는 사람을 브랜딩 할 수 있는 기회가 또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 같았고 브랜딩 과정에서 나와의 대화를 더 많이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르바이트 비 절반을 투자하여 한 달간 퍼스널 브랜딩 수업을 듣게되었다. 그게 내 자존감을 깎아 먹을 행동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채 말이다.
처음에는 많은 도움을 주셨다. 어떤 식으로 나를 브랜딩 해야하는지 내가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를 이야기를 통해 깨닫는 과정도 있었다. 그러다 중간 정도로 들어가니 뭔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던 것인데 프리랜서로써 왜 돈을 벌지 않으냐고 혼나기 시작했다.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은 없고, 웹소설로 나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따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수업 듣는 내내 '이게 무슨 일이지' 라는 생각이 몸을 감쌌다. 내 글이 부족해 아직은 사람들에게 가르칠 정도는 아니고 글 쓰는게 재미있다고 이야기 하니 나를 멍청한 사람 취급하기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이 취급이 가장 알맞은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 수업이 끝나고 눈물이 났다. 그래도 1년간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내 노력은 단 한시간만에 부정당했다. 그렇게 그 수업을 환불받지도 못한채 그만두었다. 돈보다 더 소중한게 있다고 생각했고, 자존감을 떨어트리는 이야기를 그만듣고 싶어 환불 안받고 그냥 그만두겠다고 했다. 아마 내 마지막 자존심이었나보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퍼스널 브랜딩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채 그저 글을 쓸 뿐이다. 언젠가 누군가는 내가 걸어온 길을 보고 저 사람의 퍼스널 브랜딩은 저것이네라고 말할 날을 기다리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