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만 좋아하는 팀장의 귀는 뜨겁다.
박 팀장의 찐 리더 되는 법
세상에 날 때부터 팀장이었던 사람은 없다. 일반적으로 팀원으로 시작해 팀장이란 자리에 오른다. 팀장이 되면 ‘실무와 관리’라는 갈림길에 선다. 어떤 이는 가던 길을 간다. 익숙한 ‘실무’라는 길, 발걸음이 가볍다. 고민 없이 하던 대로 하면 되니깐 마음이 편안하다. 누군가는 새로운 길로 들어선다. 낯선 ‘관리’라는 길, 발걸음이 무겁다. 어떻게 팀을 이끌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용기를 내본다. 이 길의 끝에 진짜 리더가 되어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팀장 자리는 말 그대로 팀의 장이다. 팀 업무를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팀원들을 다독이며 한 방향으로 이끄는 사람이다. 이런 팀장이 일부 실무적인 일만 한다고 생각해 보자. 대표적인 사례를 통해 이런 팀장으로 인해 생기는 폐해를 확인해 보자.
[중요한 일은 직접 해야 안심하는 팀장]
팀의 주요 업무를 도맡아 하는 유형이다. 일을 직접 다하다 보니 팀원들이 맡은 업무를 완료했다고 보고를 해도 볼 시간이 없다. 본인이 하던 일을 완료하고 나서야 팀원들이 보고한 일들을 뒤늦게 확인한다. 마감일이 다가왔지만 뭔가 석연찮다. 보완이 필요한 점이 보인다. 이때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한다. 흔하게 발생하는 일은 팀원들을 닦달하는 경우다. 시일이 급한 일일수록 팀원들을 더 괴롭게 만든다. 팀원들을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도대체 보고한 게 언제인데 이제 와서 대체 왜 이러시는 거지? 진작에 제대로 말해주던지.’ 그들은 이 상황을 도무지 이해 못 할 것이다. 또는, 팀원을 못 믿고 팀장이 직접 마무리하는 경우도 생긴다. 최악의 경우 기일을 못 맞출 것만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수록 팀원들은 배우는 게 없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어떻게 고쳤어야 하는지 제대로 모른 채로 팀장이 마무리를 급하게 지어버리기 때문이다. 일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은 팀장인데 반대로 팀장은 팀원들을 원망하며 챗바퀴처럼 혼자서 다하게 되는 것이다. 팀장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하니깐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이런 식으로 팀장이 실무에 빠지면 늪에 빠지게 된다. 팀장과 점점 멀어져만 간다. 팀원은 팀장을 잃고, 팀장은 팀원을 잃고 마는 것이다.
[사소한 일에 집착하는 유형]
실무 중에서도 아주 사소한 일에 집착하는 유형이다. 때론 팀 업무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일에 집착하기도 한다. 팀원들을 아주 지치게 만드는 팀장이다. 이런 팀장 밑에 있으면 팀원들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게 중요한 일인가? 우리 팀 일은 맞는 건가. 그보다 다른 일이 더 중요해 보이는데..’ 같은 상황이 반복될수록 팀원들 눈엔 팀장이 한심해 보이기까지 한다. 작은 것에 집착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쉽사리 보고를 하지 못해 점점 팀장을 피하게 된다. 일이 생겨도 보고가 없으니 팀장은 무슨 상황인지 몰라 답답하고 더욱 팀원들을 볶아 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다. 팀원들은 지쳐 하나 둘 나가떨어지게 된다.
실무에 집착하는 팀장 어떤가? 쉽게 말해 답이 없다. 팀을 위해 실무적인 일 외에도 주간/월간/연간 업무 계획 수립, 시스템 도입/개선, 팀원 관리/교육, 예산 계획 등 고민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은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실무만 고집한다면 어찌 되겠는가. 이런 팀장은 B라인드 같은 곳에서 아주 핫한 존재가 되어 있을 것이다. 사람들 입에 매일 같이 오르내리는 스타가 되는 것이다! 스타가 되길 원하는가? 이런 소셜미디어에서 스타가 되는 법, 아주 쉽다. 팀원일 때 하던 것 그대로만 해도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이다.
실무자에서 갑자기 관리자가 되는 것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것을 처음에 실천해 보길 바란다. 나의 경험담이기도 하다.
팀원 업무 분담 후 전적으로 맡기기
업무 마감일 고려하여 중간중간 업무 현황 점검 (예, 팀 미팅)
업무 참고 자료 만들기
업무 교육하기
팀원에게 업무를 맡기면 끝까지 믿어 보는 것, 이것이 핵심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업무를 맡기는 것이 관리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자유방임주의로 미국은 대공황이라는 역사에 유례없는 시기를 겪었단 사실을 잊지 말자. 팀원들이 맡은 업무가 예정된 일정대로 잘 진행하고 있는지 중간중간 체크를 잘해주어야 한다. 분명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있을 것이다. 그때 그들이 헤매지 않게 바른 길로 가도록 손을 잡아주자. 팀장이 되기 위해 갈고닦았던 실무 경험을 팀원들에게 나눠 주는 것이다. 내가 나눠준 실무 경험이 배가 되어 나에게 돌아올 것이다. 누군가 친절히 팀원에게 교육해주는 것보다 이렇게 팀원이 몸소 부딪히며 업무를 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그들을 성장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도 하다. 실무 능력을 갖춘 팀원들을 이끌고 관리함으로써 팀의 수많은 업무를 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리더들이여, 실무와 관리 사이에서 아직 갈팡질팡하고 있는가? 익숙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취할 때 진정한 리더가 탄생한다. 실무를 놓지 못해 팀원들을 잃을 것인가. 그야말로 어리석은 선택이다. 팀원을 믿자. 그들의 능력을 의심해 능력을 한계 짓지 말라. 팀원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실무를 겸비한 관리자가 되는 순간, 여러분의 등 뒤에서 묵묵히 나를 따르는 팀원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