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반푼이

담원의 엽서 Vol.2 postcard024


어린시절 짓궂은 남자아이들이 말을 더듬고 모든 면에서 좀 느린 아이 하나를 '쩜오' 라고 불렀다.
0.5, 즉 반푼이라는 뜻이었는데, 그 별명을 지은 녀석은 본인의 기발함과 센스에 스스로 우쭐해했고, 같이 있던 녀석들도 재밌어 죽겠다고 웃어댔다.

옆에서 보기에는 목덜미까지 빨개져 고새 숙인 아이보다, 놀려대는 애들 쪽이 더 반푼이로 보였다.

사람을 지능이나 능력 정도에 따라 돈에 비유해 이르는 말이 제법 있다.
칠푼이, 팔푼이, 그보다도 못한 반푼이까지.
제값을 못하는 인간이라는 뜻이겠지.

하지만 사람이 제 값을 못하는 것이
공부를 못하고 언행이 더디고 말을 더듬는 것 뿐일까.

후회는 하지만 고치지 못해 반복하는 것도 반쪽,
배우고도 실천을 못하는 것도 반쪽,
내 생각은 하는데, 남 생각은 못하는 것도 반쪽짜리 인생이다.
나도 그렇다.

오히려 온전히 해내는 이 찾기가 더 어렵다.
결국 우린 대부분 고만고만한 반푼이, 칠푼이, 팔푼이 일 뿐이다.

-제값하는 한푼이 되고 싶은
담원 글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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