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을 위한 소비활동

담원의 엽서 Vol.2 postcard084

순환을 위한

원활하고 알뜰하며

부지런한 소비활동




볼펜 하나를 살 때 나는 생각하지 않았다.

남김없이 다 소진하려면 얼마나 많은 지면에 그림이든 글씨든을 채워 넣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그러다보니 당장 없으면 사고, 예뻐도 사고, 안써본 거라 사고 비싼 것도 아니니 마음에 두지도 않았다.


나를 둘러싼 정리 되지 않는 짐의 산이

바로 그런 태도의 결과물이다.


이사온지 3년.

일부러 지금까지 정리를 하지 않았다.

가지고 있는 이 많은 짐들을 어딘가에 넣어두면

결국 쓰임대로 다 쓰지 못할 것 같아서

늘어놓고 소비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정말 부지런히 사용해서 정리해나가고 있지만

이 작은 볼펜 하나를 다 쓰는데 어찌나 시간이 걸리는지.

쓰다가 말고 쌓아놓은 노트들도 아이디어 스케치나 밑그림을 그리고 필요없는 것들은 한장씩 뜯어서 버리고 있다.

새로운 작업의 구상은 가급적 있는 재료 안에서 할 수 있는 작업으로 하고 있다.


공방은 여전히 난장판이고

내 팔이 움직이는 반경을 제외한 책상 위도 첩첩산중이지만

나는 원활히 순환되는 그날을 위해 느린 속도이긴해도 부지런히 움직이는 중이다.

생각같아서는 싹 쓸어버리고 새로 시작하고 싶지만

짐이 쌓이는 것은 내 습관이나 개념이 더 큰 문제라서 이전에 내가 만든 결과물들을 책임지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언젠가는 정리되는 날이 오겠지.



#이번주엔노트한권펜3자루사용

#구입한물건을온전히사용하는것이환경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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