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양이 꼬식이
고등어 고양이와의 첫만남은 상당히 불편한 시작이었지만
그 불편함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미친 애교를 가진 직진 진상 고양이였던 것이다.
달려들고 비비고 야옹거리고 마당에 나가면 온갖 플러팅을 다 했고
결국 나와 엄마는 유혹을 이겨내지 못했던 것이다.
흘겨보다가도 눈꼬리가 접히고
매정한 말투의 끝은 웃음으로 흐려졌다.
노랑 고양이를 죽일 듯 달려들 때와는 다른 면모.
그 녀석은 우리를 꼬시는데 성공했고 꼬식이라는 이릉으로 불렸다.
드문드문 담장 밖을 걸어가는 상처투성이 노랑이는 마음이 짐으로 남았다.
마음이 열리면 지갑이 열린다.
잘 먹는게 예쁘니 사료가 아닌 간식에 손을 대고
아이가 잘 따르니 장난감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꼬식이와 가까워지면서 금방 알 수 있었다.
이 아이, 사람 손을 탔었다는 것을.
생김새가 예쁜 애라, 아기 고양이 시절 누군가 주워갔다가
성묘에 가까워지니 성가셔서 내보낸 것 같았다.
내쳐진 녀석을 동네 보스 점식이가 주워 보살펴주다가
성가셔지니 우리 마당을 터로 주고 간 듯했다.
그리고 꼬식이는 우리의 첫 공식 마당상주냥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