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터치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여러분은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말투, 말의 속도, 대화의 주제 등 다양한 기준을 꼽을 수 있을 텐데요. 제 기준으로는 '공감능력'이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대화는 일방적이지 않고 쌍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오가는 답 속에서 공감으로 대화가 이어지는 것도 어쩌면 인간미 있다고 여겨질 것 같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 이어져온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언택트에 꽤 적응하며 살아오고 있습니다. 직접 자리를 옮기지 않아도, 대면하지 않아도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 편리한 점도 분명 많은데요. 반면 어딘가 모르게 정이 없다, 차갑다는 느낌을 받아보신 적은 없나요?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디지털로만 소통하며 살아간다니, 어쩌면 상당히 모순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더불어 비대면이다 보니 진정성이나 신뢰를 쉽게 얻기도 어렵다고 생각될 텐데요.
편리함을 선택하고 사람 대 사람 간 나눌 수 있는 온정을 잃어가는 세상.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마냥 기술의 발전이 가져다주는 편리함을 쫓기만 하고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비대면이 번지는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삶의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방식에 대해 지금 소개해보겠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서 편리해졌다 해도 사람이 할 수밖에 없는 일이 있습니다. 인간의 손길을 배제할 수 없음을 뜻하는 '휴먼터치'라는 단어는 비대면 시대에 점점 더 부각되고 있는데요. 마케팅 기법인 휴먼터치는 사람과 기업 간의 신뢰를 얻는 수단이 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울증이나 무기력감이 있는 소비자들을 위해 사람 간의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온도와 감성을 전달하는 것인데요.
이 기법은 현재 기업의 마케팅 전략으로도 꽤 활발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비대면이라도 인간의 감정을 마치 헤아리고 있다, 같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다양하게 생기고 있는데요. 그 사례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보겠습니다.
- 메타버스 속 대화의 공간
점차 나아지지 않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만남보다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공간에 기업 현장 모습을 그대로 갖추어, 가상공간에서도 실제처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인데요. 특히 해당 기업들에 관심 있는 취준생,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이라면 눈여겨볼만한 서비스들입니다. 기업들은 실제 공간처럼 꾸미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플랫폼만의 기능을 활용하여 각 구역마다 게임이나 퀴즈를 놓아서 가상공간만의 재미요소를 설치해두기도 합니다.
제가 다니는 비섬아이앤씨에서도 게더타운에 건물 내부와 비슷한 모습을 구현하여 자유롭게 활용하곤 했는데요. 처음에 본 모습은 실제 회사 내부와 정말 비슷해서 신기해하면서 돌아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다른 느낌으로 구성되어 신선해하기도 했는데요. 여러 공간에 대화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비대면이라도 회사 사람들과 단둘이 현장감 있는 대화가 가능했습니다. 필요한 업무소통이 아니라도 개인적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 색다른 재미요소가 된 것이죠.
메타버스만의 차별점은 바로 캐릭터화 된 아바타의 모습으로 가상공간에서 직접 만나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텍스트만 오가는 온라인 채팅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어 인간적인 느낌이 더해졌는데요. 이렇게 다소 딱딱한 채팅이나 일방적 교육이 아니라, 메타버스를 통한 휴먼터치는 색다르면서도 편안한 감성을 지녔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온라인 소통이 좀 더 친근감 있는 세대들에게는 장점이 배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 목소리로 전하는 휴먼터치
발전한 기술이 도움을 주는 곳이 꼭 가상공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메타버스는 어떠한 새로운 공간에서 휴먼터치를 실현한 곳이라면, 기존에 사용하던 방법을 다른 방식으로 접목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을 예로 들어볼 수 있는데요. 비대면 교육이 이전보다는 활성화되어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익숙해진 학생들도 많죠. 하지만 분명한 단점이 있습니다. 쌍방으로 화면이 보이더라도 학습자는 딴청을 피우기 쉬운 환경에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몰입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요. 작은 화면과 기계를 통한 영상과 음성만으로는 강사 역시 학습자들의 반응을 제대로 알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음성과 영상을 분석하는 기술이 생겨나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이 가능합니다. 비대면 강의가 진행될 때, 카메라와 마이크가 표정, 눈 깜빡임, 시선, 목소리 떨림 등을 분석해서 집중도를 강사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인공지능 튜터가 학습자에게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는 등 같은 공간에 있지 않아도 강의를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케어하는 시스템까지 마련되었습니다.
직접 전달하는 음성과 영상의 모습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비대면 교육도 이제는 좀 더 섬세한 손길이 닿을 수 있는 길로 나아가는 듯합니다. 이러한 기술이 꾸준히 발전한다면, 대면교육만큼이나 효과적인 교육의 장으로 발돋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술이 가져다준 편리함을 누리는 것도 물론 좋지만, '그래도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만이 나눌 수 있는 감정, 감성의 교감은 쉽게 대체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코로나19가 오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인간적인 접촉의 중요성이 떠오르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비대면 시대가 도래한 이후로 더욱 중요성이 부각되며, 우리는 이를 보완해주기 위한 기술을 찾아 나섭니다. 인간의 정을 위해 결국은 기술을 찾고 있으니 아이러니하기는 하죠.
어쩌면 앞으로의 기술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인간의 손길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이를 최대한 가깝게 구현하는 서비스가 우세가 될 것 같은데요. 이렇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비단 기술 발전뿐만 아니라, 진심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줄 아는 마음이 우선이 되어야 함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