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시간
내 직업은 논문과 보고서를 쓰는 연구자이다. 늘 무언가를 쓰지만 그 글쓰기가 재밌다고 느낀 적은 많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자서전을 쓰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나도 내 이야기를 글로 쓴다면 좀 더 글쓰기가 재밌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늘 언젠가는 써야지.. 했던 막연한 계획을 드디어 실현해 본다.
사랑스러운 아들 둘이 올해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나는 정말 정신없이 달렸던 것 같다. 첫째 아이가 태어난 지 6개월이 되었을 때, 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하여 이후 박사학위를 받고 지금의 직장을 가질 때까지 나에게 휴식은 없었던 것 같다. 박사과정 동안 둘째 아이를 출산하면서도 휴학은 없었다. 아직도 둘째 아이 출산 후 보름 정도 지나고 생후 15일 된 아이와 함께 중간고사를 치러 학교에 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늘 아이들 곁에는 외할머니가 계셨고 우리 아들들에게 엄마는 늘 바쁜 사람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온전히 아이들에게 집중했던 시간이 있었던가? 단연코 없었다. 그러던 중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 육아휴직을 결심했다. 셋째 계획도 없고 가질 수도 없는(?) 우리 부부에게 둘째 아이 현수의 2학년 겨율방학은 육아휴직을 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그리고 나는 그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육아휴직동안 온전히 아이들에게 집중하여 그동안 못 주었던 사랑과 관심도 듬뿍 주고 아이들과 더 많은 추억을 쌓아야지 생각했다.
어느덧 육아휴직을 한 지 3개월이 다 되어간다. 나에게 주어진 1년의 시간 동안 나는 많은 것을 하고 싶었고,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되는 것 같진 않다. 너무나 소중한 하루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간다. 이런 시간의 속도감은 내가 무언가를 기록하지 않아서 더욱 빠르게 느껴진다.
"나는 진심으로 민제와 현수가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도 존중하고 사랑하며, 자신의 삶을 진취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면 되지 않을까? " - 본문 중
이 글은 나의 삶과 육아에 대한 철학에서 시작하여 육아휴직 기간 동안의 나의 목표와 실행과정에 대해,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에 대해 기록할 예정이다. 나의 남은 9개월의 육아휴직기간이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시간과 추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