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뒤떨어지는 것 아닌가 생각하며 쓰는 '종이 신문 예찬론'
책 보다 신문이 좋다. 고등학생 때부터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 당시 수능 과목이었던 언어영역을 대비할 겸 읽었던 신문이, 현재까지 내 직업(기자)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채 글쓰기에 필요한 어휘·문장력, 기초 교양지식의 '뿌리 힘'이 되고 있다.
굳이 신문 읽기의 장점을 언급하자면 '주제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책은 어느 주제를 가지고 밀도 있게 파고드는 데 반해 신문은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철학 등 다방면으로 '쓱' 톺고 다룬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지루할 정도로 어느 한 분야에만 매몰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내 성향도 신문 선호에 반영됐을 수도 있다.
신문은 또 현재 돌아가는 세상을 가장 빨리 담는 글 아닌가. 요즘 말로 '트렌디'하다고 하면 무리일까. 단시간에 생각과 말도 '트렌디'해 보이길 원하는 분이 있다면 다양한 분야에 의견을 슬쩍 제시할 수 있게 하는 신문을 추천한다.
요즘은 전자기기로 신문 기사를 접한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지면 신문을 읽는 것과 비교해보자면 기기를 통한 방법은 각종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방해 알람' 요소와 페이지뷰(PV) 증가를 노린 '싱거운 기사' 등의 리스크가 크다. 나만 봐도 기기를 통해 읽으면 전체 글을 다 읽지 못하고 '딴짓'을 하거나 더 자극적인 기사를 누른다. 아, 물론 인터넷 신문 기사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신문,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읽냐고? 일단 출근 준비 시간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 집 근처 노점상의 신문 가판대에서 1000원을 내고 한 부를 사 '맥날' 커피를 마시며 읽는다.
월 단위 구독은 얼마 전부터 안 하기 시작했다. 읽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있는데 신문 전체를 소화하지 못해 늘 새 신문을 버리곤 했던 것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이틀에 한 부가 내겐 적당하다.
나름 다양한 신문을 읽어본 사람으로 조심스레 느낀 것을 밝혀보자면, 규모나 구독자수가 많다고 알려진 '대형 신문사'의 신문이 각 기사와 정보의 질과 양 면에서 월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 읽은 신문은 라면 끓여먹을 때 식탁보로 쓰면 좋다. 신문 재질이 좋아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