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이 사랑으로 가득 찰 수 있도록
야박한 삶을 살았다. 나에게 특히나 더욱 야박한 삶을 살아왔던 듯하다.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일이 잦았으나, 정작 스스로에게는 전혀 그렇게 기억되지 못하였다. 제법 별일 없는 날들을 기어코 우중충한 마음으로 칠한 것을 지금이나마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느 날에는 많은 것들을 깨달았다. 행복이며 삶이며 하는 것에 대해 생각이 명확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럴수록 나의 눈에는 나에게 없는 것들만 보였고, 나는 깨달은 것들이 손 틈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쉽다기보다는 슬펐다. 내 손이 작아서였을까. 아니면 고와서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나에게 사과한다.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도록 창을 닫았었다. 그로도 모자라서 담요와 수건으로 창틈 새를 꼭꼭 막았다. 과거형 삶을 살며 어제만을 씹어대고 내일을 모른 척하였다. 어두운 방 안에서 오늘이 어둡다고만 했다. 그러했던 나에게 사과한다. 내 삶이 그렇게 흘러갔음에도 스스로 보듬지 못한 나에게 사과한다.
나의 삶이 사랑으로 가득 차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타인에게서 받는 사랑은 둘째 치고, 내가 나를 사랑해서 세상을 마음껏 사랑하고 싶다. 좋은 것들을 우러러보며 나쁜 것들을 헤아리는 사람이 되고만 싶다. 지나가는 철새들에도 쉽게 마음을 내어주고, 준 만큼만 아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서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나는 나를 잘 모른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나는 나를 보는 일조차 색안경을 끼고 그리했다. 그리하여 거울 앞에서 유독 각박했던 나에게 이별을 고한다. 스스로를 옥죄던 자기 비하의 악습에 빨간펜으로 큰 빗금을 친다. 내가 이제는 사랑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