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단상으로 글쓰기 습관 253
"여기 사장님은 너무 차도녀 같아. 항상 그래?"
"가끔 와서 마들렌과 휘낭시에 사가는데, 매번 표정은 없더라. 프랑스에서 공부했대. 그래서 그런지 맛있다고 이 동네에서 소문났어. 인기 있어."
이야기를 듣고 보니 한쪽에 프랑스 파티셰 증명서가 세워져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서비스업인데 싶었다. 잠시 후 한입 베어 문 휘낭시에는 친구 말처럼 달콤함이 크게 부담되지 않을 정도로 부들거리며 맛있었다. 맛있으니까, 됐지라고 카페 평가를 마무리하고 헤어졌다.
얼마 후 혼자 갔다. 점심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그곳이 생각났다. 찬바람에 코 끝이 시려 잠시 커피 한잔 마시고 싶었다. 여전히 카페는 주문하는 손님들로 바빴다. 다행히 창가자리가 비어있어 앉아 기다렸다. 그냥 말없이. 10여분 정도 흘렀을까. 이제는 주문해도 되겠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갔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먼저 말하더니 환한 미소를 보였다. 지인 앞에서 웃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혼자서 카페를 운영하느라 날카로운 신경과 긴장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은 것 같았다. 주문을 늦게 받아 미안한 마음에 일단 웃음부터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나도 기다렸다는 듯 미소로 화답하며 커피 한잔을 받았다. 기다렸지만 기분 좋게.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그녀의 미소가 자꾸 생각났다. 얼음공주의 첫인상은 눈 녹듯 사라지고 그 자리에 수줍고 앳된 동생 같은 얼굴이 피어났다. 힘들어서 그랬구나, 힘들지. 다음에 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얼음공주 가면을 쓰고 있겠지만 그 가면 아래 미소가 깔려있다는 것은 기억하고 싶었다. 이왕이면 커피맛이 좋은 카페를 찾아간다. 거기에 인간미가 더해진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 더 행복하다. 카페로서 완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