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아서 잃는 것들
사건(事件), 사고(事故)가 없으면 사고(思考)는 바뀌지 않는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 교수, 투머로우매거진 5월호 기사 中
<마음 꺾기>
나는 안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다. 항상 좋은 일만, 내가 바라는 일만 일어나길 바랐다. 고민하지도 않고, 긴장하지도 않으며, 아무런 염려도 없는 그런 삶. 그러나 바닷가에서 파도가 안 치기를 바라는 것처럼 그건 이 세상에는 없는 세상이었다. 크고 작은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오는데, 그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니 매 순간 근심과 걱정, 불안을 안아야만 했다.
백혈병에 걸리면 무균실에서 치료를 받는다. 면역력이 약하기에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균이 없는 무균실에선 균을 걱정할 일이 없다. 나는 무균실을 세상에서 찾았다. 인생에 다가오는 수많은 균을 이겨낼 마음의 면역력을 키워낼 생각은 하지 못했다.
회사 동료가 한 번은 월급은 '욕을 먹는 대가'라고 말하였다. 나는 조금 다르게 표현하고 싶다. 회사 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갈등에 대해 '내 마음을 꺾고 받는 대가'라고. 하루에도 마음을 꺾어야 되는 순간이 여러 번 찾아온다. 싫은 티를 마음대로 낼 수 없고, 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안 할 수 없다. 그렇게 마음이 꺾이고 꺾이며 회사가 수익을 내게끔 협조하였기에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다. 많이 꺾을수록 많은 대가가 주어진다.
<옳음>
내 마음을 꺾는 일은 쉬운 것처럼 보이나 어쩔 때는 무엇보다도 어렵다. 다양한 표면적 이유가 있을 테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맞고 네가 틀렸는데 왜 네 말을 들어야 하냐?'
내 생각이 옳은데, 틀린 말을 자꾸 해대면 어떻게 들을 수 있을까. 한 번씩 나의 옳음과 다른 사람의 옳음이 부딪히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는다. 그런데 나뿐만 아니라 주위에 다른 사람들도 서로 갈등을 겪는 것을 본다. 갈등이 잘 해결되면 별일 없이 조용히 지나가지만, 가끔은 거친 말이 오고 가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일들은 시간이 지나도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는다.
사실 일은 사람들 간의 관계와 비교했을 때 참 쉽다. 모르는 건 한 번 두 번 배우면 되고, 실수해도 다음번엔 차분히 주의를 기울여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면 된다. 그리고 일은 정형화되어 있기에 시간이 지나면 손에 익기 마련이다. 특히 대기업에 속한 직원일수록 하나의 커다란 기계를 작동시키는 부품의 성격이 강하기에, 해당 직군의 일에 익숙해지면 일 자체로 인하여 어려운 경우는 많지 않다. 문제는 사람들과 연관되어 일을 하기에 갈등이 생겨나는 것이다.
<마음을 개선하는 방법>
일은 배우면 된다. 그런데 내 마음은 어떻게 개선할까? 이건 참 쉽지 않기에 회사들마다 인적성 검사를 준비한다. 회사에 맞지 않는 성향의 사람들을 1차적으로 걸러내기 위함이다.
사회적으로 예전에 비하여 마음의 세계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얼마 전 오랜 친구가 생일 선물로 책을 보내 주었다. 전에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눈 게 기억이 나서 선물한다고 하였다. 책의 제목은 '나를 살게 하는 것들'이다. 김창옥 강사의 인생론이 담긴 책이다. 책에 이런 표현이 있다.
힘들 때 필요한 것은 자존심이 아닙니다.
도움입니다.
나는 자존심을 옳음으로 바꿔 말해도 괜찮을 것 같다.
필요한 것은 옳음이 아니라 도움입니다.
인생에는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그 일들을 통해 내 옳음을 내려놓고, 틀린 사람이 되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틀린 사람이 되어 많은 것을 얻을 기대를 해본다.
<SDV 소개>
지난 2022년 1월에 도요타는 차량용 OS (Operating System)인 Arene를 자체 개발하고 2025년까지 실용화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였습니다. OTA (Over The Air) 기술을 통하여 스마트폰에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업데이트하는 것처럼 ADAS와 인포테인먼트에 관련된 서비스를 다운로드하여 차량의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운영체제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도요타와 더불어 여러 완성차 회사들이 SDV (Software Defined Vehicle)로의 전환을 선언하였습니다. 하드웨어 구성품을 중심으로 구현되던 차량의 기능을 소프트웨어 제어로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SDV는 CASE (Connectivity Autonomous Sharing Electrification)와 더불어 최근 자동차 산업군에서의 대표적 키워드입니다. 더 이상 차는 그 자체로만 의미를 지니지 않고, 주변 기기 및 인프라와 상호 작용하는 기능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SDV로 패러다임을 전환함으로써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게 되고, 하드웨어 중심의 차량에선 제공하지 못하던 다양한 UX, UI를 고객들에게 선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원가 절감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 -> 시제작 -> 검증 -> 양산 -> 시장 조사의 단계를 거쳤습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통해 신규 사양을 개발한다면, 그 과정에서 시제작과 양산이 제해집니다. 이 말은 금형 투자비, 제조 공수 그리고 개발 시간을 패스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폭스바겐그룹은 2019년에 CARIAD라는 소프트웨어 전담 조직을 설립하였습니다. 각 계열사와 자회사로 분산되어 있던 조직을 하나로 통합한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내재화 비중을 늘리겠다는 목표가 투영된 행동입니다.
앞으로의 자동차 산업은 무형의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옮겨갈 것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은 과거와 현재의 자료에만 집중하기보다 향후 바뀌어질 산업의 방향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구매부서 취업을 도와주는 길라잡이>
'시간 죽이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황금보다 소중한 시간'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가장 값어치 없는 게 시간인 것 같고, 또 한편으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후자에 마음을 둡니다.
취업 준비를 하던 때를 떠올리며, 그때 어떤 가이드가 있었다면 좋았을까를 생각하며 클래스를 준비하였습니다. 자동차 산업군에 취업을 희망하는 분들께 길라잡이가 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