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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헨리 《인디언 서머》 출간 소식

잃어버린 젊음에게 찾아온 '늦가을 햇살'

by 이소희

이 작품은 중년에 접어든 ‘드라이 밸리 존슨’에게 찾아온 뜻밖의 사랑을 그린다. 존슨은 젊을 때도 활기나 열정과 거리가 있었고, 나이가 들며 그마저 사라진 채 무력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일상에 ‘판치타’라는 젊은 여자가 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흔들린다. 그녀를 향한 감정은 잊었던 열정을 되살렸고, 그는 서툴지만 진심을 담아 구애한다. 그의 우스꽝스럽고 애처로운 몸짓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선다. 그것은 잃어버린 청춘에 대한 갈망이며, “나는 아직 살아 있다”는 외침이었다.


오 헨리 작품의 힘은 반전과 위트에 있다. 그는 가벼운 서사를 풀어내면서도, 젊음을 되찾으려는 몸부림이 결국 허상임을 드러낸다. 그러나 독자에게 남는 것은 씁쓸함이 아니라 미소다. 인생은 종종 우리를 속이지만, 끝내 따뜻함을 남긴다.


이 작품을 번역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혼자가 아니었기에 완주할 수 있었다. 나는 10년 넘게 매주 영어 공부를 이어 온 동료가 있다. 시작은 가벼운 취미였지만, 오래 지탱해 온 습관이 되었다. 우리는 장난처럼 “우린 참 끈끈한 사이야”라고 말했다. 그 말은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이라는 뜻이었다.

책을 번역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우리는 흔쾌히 시작했다. ‘북도슨트 한잔 프로젝트’에 참여해 동료는 〈플란다스의 개〉를, 나는 오 헨리의 〈인디언 서머〉를 맡았다. 그렇게 각자의 책을 번역해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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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작품을 옮기며 한 문장, 한 단어까지 살폈다. 오 헨리의 이야기와 유머가 한국어에서도 매끄럽게 흐르도록 했다. 마지막 반전이 어색하지 않도록 다듬었다. 번역은 작가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는 문장을 세우는 일이라 믿었기에, 이번 작업은 그 믿음을 시험하는 과정이었다. 이 결실을 맺기까지 번역을 이끌어 준 북도슨트 임리나 대표님께 감사드린다.


짧지만 오래 남는 이야기. 가을 햇살처럼 마음에 스며드는 단편.
오 헨리의 《인디언 서머》는 지금 YES24, 교보문고, 알라딘에서 만날 수 있다.



오 헨리의 인디언 서머 -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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