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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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사가 신효인입니다 :)
오늘 하루도 잘 보내셨나요?
이번 글에서는 한국어 데모를 들을 때 제가 사용하는 아주, 아주 작고 간단한 TIP 하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작사가들은 가사 시안 작업 시 데모를 반복해서 듣고, 또 듣죠. 데모는 곡의 분위기/탑라인(멜로디)/곡 구조 전달을 목적으로 하여, 보통 영어로 문맥이 없거나 문법이 맞지 않게 막 불려져 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영어 데모의 경우, 가사를 쓸 때 작가가 데모 원가사의 영향을 받는 정도가 낮죠.
그런데 간혹 한국어 데모가 올 때가 있어요. 제 데이터 상.. 받은 의뢰 전체에서 한국어 데모가 차지하는 비율은 3%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한국어 데모를 여러 차례 듣다 보면, 데모의 원가사가 뇌리에 어쩔 수 없이 남게 돼요. 저는 한국어가 모국어인 한국인이니, 한국어 가사가 귀와 머리에 쏙쏙 들어오거든요! 영어 데모보다 당연히 영향을 많이 받죠. 한국어 데모를 반복해서 들을 때 데모 원가사의 영향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제가 사용하는 방법이 있어요. 바로.. '보컬 흐리게 해서 듣기'입니다!!
데모의 원가사가 뇌리에 박힐 게 걱정되어 데모를 덜 들을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생자로 계속 들으면, 원가사 내용에 갇혀서 새롭게 잡고 싶은 가사 주제가 잘 떠오르지 않구요. 저의 창의력을 자꾸 방해받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저는 보컬을 좀 덜어내고 데모를 들어요. 윈도우에 아주 손쉽게, 음원 가공 없이! 데모를 즉시 노래방 반주로 만들어주는 기능이 있답니다. 뭘 다운 받을 필요 없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아요. 클릭 몇 번이면 되거든요. 오래되고 용량 꽉 찬 노트북을 사용하는 저에게 딱 맞춤 방법..ㅎㅎ 지금부터 소개해드릴게요.
*윈도우 사용자이신 분들만 쓸 수 있는 방법이고, 저는 윈도우 8을 이용하고 있는 점 참고해 주세요!
*혹시 위 녹화 영상 첨부가 문제가 된다면 알려주세요..!
들어보시니, 어떤가요? 쓸만하죠?
윈도우에서 이렇게 설정하면 보컬이 꽤 제거가 되어(완전히는 아니구요), Inst(반주) 위에 백보컬(더블링, 화음 등)만 남은 듯한 음원으로 들을 수 있어요. 정말 노래방 반주처럼요! 이 방법을 쓰면 데모의 원가사에 신경이 가지 않으니, 곡이 주는 영감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요. 그러면 가사의 주제나 흐름 잡기도 좋고, 저의 스타일대로 가사를 써내려갈 수 있죠. 저는 한글 데모는 이렇게 보컬을 죽인 채 여러번 들으며, 가사 분위기와 스토리 방향을 정해요.
멜로디가 파악되기는 하지만 아예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거나, 'wake'라는 단어가 흐릿하게 들려서 'make'나 'lake'로 들을 수 있는 정도잖아요. 그래서 데모의 원가사 내용을 쫓아가지 않을 수 있고(갇히지 않는거죠), 보컬이 100% 제거된 건 아니다 보니 빈칸(멜로디 글자수)도 문제없이 딸 수 있답니다.
이렇게 보컬을 덜어낸 채로 데모를 반복적으로 들으면서 작업을 하다가, 중간에 한 번씩 보컬을 다시 살려서 작성한 가사를 데모에 정확하게 확인하곤 합니다. 저는 이 방법으로 데모 원가사에서 자유로워진 상태로 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간단한 방법이죠?ㅎㅎ
오늘은 한국어 데모를 들을 때, 사용할 수 있는 TIP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윈도우를 사용하고 계시다면, 유용하게 사용하실 수 있을 거예요! :) 도움이 되었다면 기쁩니다.
그리고 '혹시..'하고 노파심에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요즘 다양한 루트로 MR 음원을 만들 수 있는 걸로 아는데, 프로그램이나 사이트를 통해 MR 음원을 제작하는 건 절대 절대 NO! NO! 보안 유지를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우리니까요! 데모가 공유(유출)될 여지가 있는 프로그램이나 사이트 이용은 절대 절대 안 되겠죠. 받은 데모는 작가님 컴퓨터에서만, 작가님 귀에서만 Play!
그러면 저는 여기서 이만 인사드리겠습니다.
모두 좋은 주말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