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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콩 Jul 03. 2022

모든 게 불안한 이직 생활

집, 직장 그리고 건강

"네가 불안하다고??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

한 친구에게 아무것도 안정되어 있지 않아서 불안하다고 말하니 저런 반응이 돌아왔다.

 

직장, 집, 건강

지금까지 이것들이 한 번에 불안정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나의 멕시코시티에서의 첫 달은 혼란 그 자체였다.


직장

몬테레이의 한 생산법인에서 시티에 있는 다른 기업의 판매법인으로 이직을 했다. 회사는 예상한 대로 좋은 위치, 좋은 시스템 그리고 좋은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곳에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한국인'이라는 압박은 여전하다. 본사와의 컨택, 꼼꼼함, 현지인들보다 수월환 부려먹기(?)에 대한 기대에 보답해야 한다. 한국인에 대한 기준은 멕시칸과는 다르다. 회사 업무가 좋고 재밌는데 상시로 변동되는 업무 특성상 8시 이후에 자주 퇴근한다. 내가 꿈꾸던 퇴근 후 크로스핏 운동을 할 수 있을까


 

멕시코 시티와 몬테레이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집 값인 것 같다. 몬테레이에서는 공장 근처로 가면 신축 아파트를 나름 저렴한(?) 가격에 렌트할 수 있었다면, 여기는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시세의 매물도 말라버렸다. 몬테레이는 물이 말랐는데, 시티는 매물이 말랐다.. 이곳에 오기 전부터 사용하지도 않던 페이스북을 다시 깔아 발품을 팔았는데 내가 원하는 위치에서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다행히 한 친구가 비는 방을 렌트해줘서 저렴하게 3주 동안 지냈다. 문제는 그 이후에도 내가 원하는 곳에 방을 구하지 못했고, 이곳저곳 발품을 팔며 알아보다가 결국 회사에서 자전거를 타야 하는 거리에 있는 곳에 방을 구하게 되었다. 겨우 방을 구했는데 내가 친구 방에서 나와야 하는 날짜와 내가 계약한 방에 사는 사람이 나가는 날짜 사이 1주일이 떠버려 임시 호텔에서 이사해 2주일에 이사를 2번 하는 값진(?) 경험을 하며 주말이 순삭 되었다.


건강

위에  가지로도 머리가 아프고 복잡한데, 갑자기 3주째가 되는 목요일  야근을 하고 집에 돌아와 씻고 나니 몸이 으슬으슬 대기 시작했다. 다행히 친구 방에 전기장판이 있어 틀고 잤다. 다음날 아침  컨디션이 회사를   정도는 아니었고 한국 출장을 가시는 주재원 부장님이 밥을 사주고 싶다고 하셔서 사무실로 출근했다. 문제는 밥을 먹고 나서 사무실로 돌아오니 몸이 점점 힘들어지고 열이 나기 시작했다. 상사분도  되겠다 싶으셨는지 조퇴하라고 하셨고, 집에 와서 하루 종일 잤다. 다음날 힘든 몸을 이끌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호텔로 짐을  끌고 이사를 했는데, 장염까지 터져서 주말에는 제대로 쉬지고 못하고 먹지도 못했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던데.. 이렇게 해외까지 나와서 겪을 수 있는 홀로서기는 다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전에 직장 문제로 고뇌에 빠질 때면 기도로 하나님께 맡겨드리곤 했는데, 일하는 것, 자는 것, 싸는 것에 모두 문제가 생기니 "너무 힘들다"라는 말 밖에 안 나온다.


지금은 일단 3개월 계약한 방에 들어와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잘 때 소음에 예민한 내가 대로변 바로 앞에 있는 방에 들어오게 되었다. 빨리 방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내 탓이다. 아마 회사 근처 조용한 곳에 방이 있는지 다시 발품 팔아서 3개월 후에 나갈 것 같다.


밤에는 차 소음으로부터 내 수면을 지켜주시길


이 모든 것들도 다 더 좋은 것을 주시기 위함이겠지 :)


-우당당탕 했던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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