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 사는 한국인
“멕시코에 사는 한국인들은 좀 야생적인 느낌이 있는데, 제이크는 너무 바르게 생겼어~ 미국이나 유럽에 있을 사람 같은데~”
2주 전 멕시코 시티로 이사를 온 첫날, 처음 만난 한국 누나에게 들은 말이다.
칭찬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처음 만난 상황에서 말을 트기 위해서 한 얘기 같다.
집으로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도 여기 주류 문화와 잘 맞지는 않는 것 같다.
멕시칸들은 새벽 4-5시까지 파티를 하고
(나는 자정이 넘는 모임을 선호하지 않는다)
멕시칸들은 우리나라의 트로트 같은(?) 멕시코 밴드 음악과 레게톤을 좋아하고
(나는 재즈와 발라드를 좋아한다)
하지만 비록 다수는 아니지만 나 같은 사람들도 멕시코에 많이 산다.
내가 좋아하는 재즈 바에 가면 레게톤보다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카페를 가면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들도 많다.
사실 위와 같은 생각을 하다가 회사에 출근해 금요일 10시 반에 퇴근해보니 내가 이 나라에 잘 맞는지 안 맞는지는 별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이 회사와 이 업무에 잘 녹아들어 성과를 내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내게 지금 제일 중요한 건 꿀 같은 주말에 잘 쉬고 잘 회복하는 거다.
현재 이직한 회사에서 3년 정도 커리어를 쌓고 멕시코를 떠날 것 같은데, 그 시점이 빨라질지 느려질지는 봐야 할 것 같다.
다른 건 몰라도 지금 푸릇푸릇한 나무 아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는 건 나한테 잘 맞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