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콩 Mar 05. 2023

연봉 삭감 당했다

월급이 깎이는 기가 막힌 경험

지금 재직하고 있는 회사에 입사한 지 9개월, 1년 만근해야 받을 수 있는 휴가까지는 딱 3개월

애타게 휴가를 기다리며 일하고 있었는데..

날벼럭처럼 연봉 삭감 통보를 받았다.


한국인 베네핏

어느 날 인사팀에서 현지채용 한국인에게 회의 소집 메일을 보내왔다. 모두가 다 느꼈겠지만, 한국인들을 한 번에 모은 다는 것은 좋은 신호가 아님은 분명했다. 

당일 회의에 들어가자 모두가 예상하던 한국인 베네핏 감축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백그라운드는 중남미 총괄 본부에서 한국인 직원들에게 부여되던 베네핏을 없애 모든 직원을 동등하게 대하겠다는 것...
대상 혜택은 주거 지원비와 항공권이었다.


주거지원비 같은 경우 Gross Salary에 포함되지 않고 특별 항목으로 매달 통장에 꽂히던 돈이었다. 당연히 인센티브나 퇴직금 계산 시 포함이 되진 않았지만 기본급이 작은 우리 회사의 경우에는 매달 월급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었다. 


인사팀에서 제시한 보상안은 그동안 지급하던 금액에 근속 연수를 감안하여 일정 금액을 보상해 주겠다는 것. 하지만 그 금액은 지속하여 매달 지급받았을 금액을 생각하면 터무니 없이 작은 돈이었다.


항공권 같은 경우 멕시코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일하는 한국 회사에서는 대부분 제공하는 베네핏이었다. 비록 나는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혜택이었지만 추후 한국을 갈 때 전액 내 돈으로 다녀와야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 머리가 아파온다. 뭐 대신 이제 '2년마다 받는 항공권 지원을 언제 받아서 한국을 다녀오지?'와 같은 쓸데없는 고민은 때려치우게 해줬다.


역차별받는 한국인

그래 회사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럼 이제 우리들도 현지인들처럼 똑같은 일을 시킬 것인가? 

내 담당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이기 때문에 더 많은 책임감으로 하던 업무 범위로 하던 일을 줄여줄 것인가? 

시차로 인해 업무 시간 외에 연락하고 일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한국인이라고 안 시킬 것인가?


위와 같이 이런 식으로 한국인 혜택을 없앤다면 위와 같은 상황에 대해 나는 역차별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연고 없는 개발도상국에 나와 현지인들보다 더 많이 일하는 한국인 직원들에 대한 보상을 이렇게 싹둑 잘라버리는 상황이 너무 짜증 나고, 결과적으로 미친 듯이 열심히 일한 결과가 연봉 삭감이라는 현실에 회의감이 느껴진다. 


이렇게 워라밸도 안 좋고 수당도 적은 근무환경에서 얼마나 더 일할 수 있을까? 얼마나 더 일할까..


그렇게 나는 링크드인 알림을 켜고, 프로필을 업데이트한다.

멕시코에서 살아남기 D+624



작가의 이전글 멕시코에서 보증금을 뜯겼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