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을 위한 회사는 없다.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간다.
내가 이런 글을 쓸 때가 올진 몰랐는데, 나도 벌써 회사에서 50대를 맞이했다. 회사 내에서의 나를 둘러싼 환경들이 변화됨을 느끼고 이에 대한 느낌을 짧게 정리해 보았다. 나의 주관적인 글을 통해 나보다 젊은 분들이 회사 내에서 미래에 대한 간접 정보를 갖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당신이 50대에 회사를 다니고 있다면…
1. 당신은 회사가 50대의 회사원에게 갖는 선입견과 편견과 싸워야 한다.
‘게으른’, ‘무능한’, ‘대강대강 일하며 임금피크를 기다리는’
‘의욕 없는’, ‘목표 없는’… 이같이 50대 회사원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생각들은 조직장들의 머릿속에 있기도 하고 회사의 인사정책에 반영되어 있기도 하다.
무서운 것은 당신이 아무리 그런 편견에 동의하지 않고 그렇지 않다는 마음을 갖는다도 해도 이를 행동으로 보여 주지 않으면 당신을 향한 부정적인 선입견의 늪에 빠져들기 시작하며 그 말대로 동화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2. 당신은 몇십 년 전부터 내려온 피라미드 모양의 조직 구조 속에서 좁아져 가는 입지 가운데 계속 설자리를 찾아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십 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을 반복해 오고 있으며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조직과 직무를 형태를 유지해 오고 있다. 성공하는 기업은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른 조직과 직무의 개선을 통해 지속적인 경쟁력을 추구해야 하지만 이를 실천해 나가는 기업은 거의 없어 보인다.
대부분 회사의 조직은 피라미드형으로 되어있고 위로 올라갈수록 TO는 줄어든다. 그리고 나이에 민감한 한국의 문화는 자기보다 나이가 같거나 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밑에 두길 꺼려한다. 즉 나이가 들어가는 회사원들은 자신들이 서 있을 직무의 TO가 점점 줄어든다.
3. 당신은 당신을 무능하게 만드는 ‘나른한 할 일 없음‘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젊은 후배 사원들 와 직무가 중복되는 고참사원은 몸이 편한 경우가 많다. 후배 사원들이 내가 해야 할 일들도 해주기 때문이다. 팀장은 나에게 업무지시를 더 이상 하지 않고 회의도 부르지 않는다. 후배 사원들은 나를 빼고 일을 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고참사원들은 불안한 마음보다는 ‘나른한 게으름’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냉정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4. 당신을 바라보는 눈이 많아지고 당신의 일상은 조직장에게 보고된다. 당신이 실수하는 모습을 한 번만 보여줘도 당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1번)는 공고해지기 시작힌다.
고참이라고 편하게 대해 주는 팀장과 동료 팀원들은 동시에 그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을 시작한다. 당신이 할 일 없는 분위기 속에서 잠시라도 딴짓을 하는 실수를 범하면 옆에 있는 충성된 사원들에 의해 보고의 대상이 된다.
글을 쓰다 보니, 50대 회사원의 우울한 분위기로 가고 있다. 이래선 안될 것 같다. 그럼 이에 대한 반전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래와 같이 끝까지 버티는 회사원이 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본다.
1. 회사의 핵심적인 수익 비즈니스의 고객접점에서 열심히 일한다.
당신은 회사에 돈을 벌어주는 고객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회사는 고객에게 돈을 쓰도록 하는 당신을 함부로 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2. 다른 사원으로 쉽게 대체될 수 없는 지식과 정보 그리고 업무경험으로 무장하라.
당신의 대체자를 쉽게 찾지 못할수록 당신이 조직에 버틸 수 있는 가능성은 커진다.
3. 당신 자신을 사회 초년생, 신입사원의 자세를 갖도록 최면을 걸어라.
게으른 태도와 무관심의 자세를 버리고 주어진 일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참여하는 자세를 갖는다. 나이를 잊고 겸손한 태도로 배우며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서야 한다.
굳어진 몸과 머리를 가지고 회사가 원하는 수준을 따라가기에는 벅찬 감이 있지만 ’ 나이들어서도 가능한 일해야 한다 ‘라는 가장들의 공통적인 절대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선,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계속 Brand New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잘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