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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세일즈 Aug 24. 2022

조직을 위한 직무개선

우리의 일은 계속 변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음의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는지 그때의 기분은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사례 1]

사회 초년생으로 조직에 첫 출근을 하였다. 지금까지 내가 준비한 능력을 펼쳐 볼 생각에 조직업무에 기대가 컸지만 당장 내가 맡은 일(또는 나에게 팀원들이 나눠준 일)은 복사하기, 전화받기, 형식에 맞게 문서 작성하기의 단순 업무가 대부분이다.


[사례 2]

기존 직장의 경력을 토대로 나의 실력을 인정받고 적절한 대우를 받기 위해, 헤드헌터를 통해 근무 회사를 옮기게 되었다. 하지만 입사 인터뷰에서의 약속과는 다른 업무환경이 나를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형식적인 부서 조직만 존재하고 내가 능력을 발휘할  있는 업무와 권한은 주어지지 않는다.  혼자만의 노력을 통해 정해진 기한 내에 결과물을 보여주기를 새로운 회사는 방관자의 입장에서 기다리고 있다.


[사례 3]

근무하는 직장에서 선임 사원이 되었지만 팀장과 임원으로 선택이 되질 못하여 본의 아니게 회사에 눈치를 보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나는 열정을 가지고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업무를 찾아 실행하고 싶지만, 회사는 나이 많은 사원에게 줄 수 있는 직무는 오직 소수의 관리직 TO만이 존재하다고 말하며, 그 TO를 받지 못한 당신은 어느 부서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부담스러운 존재임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한다.




우린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어떤 조직에 속해서 일을 한다.

일은 '직무'라는 단어로 표현되기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나오는 직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과업 및 작업의 종류와 수준이 비슷한 업무들의 집합으로서 특히 직책이나 직업상 책임을 갖고 담당하여 맡은 일을 의미한다.'


어떤 조직이든 신참으로 들어가게 되면 주어진 직무에 대해서 교육을 받는다. 단순하고 복잡한 일의 차이일 뿐 주어진 일에 대해서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동일하다. 그리고 조직에서의 연차가 높아질수록 직무는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직무들을 나 대신하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것이 나의 직무가 된다. 즉 내가 조직에서 승진한다고 해서 새로운 직무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직무를 부하직원들에게 맡기고 그것을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나는 모든 조직의 조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싶다.


"당신의 직무는 고객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조직의 이익에 기여하고 있는가?"




고도 성장기였던 80년대와 90년대를 지나 2000년대 이후의 한국경제는 다수의 분야에 있어 경제성장의 한계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일본 같은 소프트웨어 선진국들과 중국과 같은 제조 강국 사이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여러 경제산업 부흥을 주장해 왔지만 슬로건에서 끝난 경우가 많다.


다수의 분야에 있어서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각 기업들의 조직 체계와 직무는 과거 80~90년대와 달라진 것은 없다. 즉,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가 없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기업환경과 마켓은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지만 이를 응대하기 위한 직무의 개선은 활발하지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고도성장기에는 기존의 직무를 개선하지 않아도 기업의 수익은 항상 풍부했다.

내가 지금 속해 있는 금융업도 과거에는 매출과 이익은 계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직무를 개선할 이유도 없었으며 오히려 영업조직의 확대를 통한 대형화 전략을 취해 왔었다. 하지만 지금의 경제현황은 그렇지 못하다. 금융기업의 성장과 수익은 한계곡선을 그리고 있다.


둘째, 기업들의 직무의 개선에 대한 접근은 마켓에서 시작되는 바텀업(Bottom Up)이 아니라 회장과 임원의 관심사부터 시작되는 탑다운(Top Down)의 형식이다.

직무의 개선의 시발점을 제공하는 것은 시장에서의 고객의 반응에서부터이다. 과거에는 중요한 직무라고 하더라도 고객의 반응이 시들해지는 것과 관련된 일의 비중을 줄여야 하고 고객의 관심과 돈이 모이는 곳에는 직무를 새롭게 개발해 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새로운 직무의 시작은 임원진들의 개인적인 관심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예> 요즘 메타버스가 유행인데 이와 관련된 부서를 만들고 외부 인력을 채용해 볼까?) 이런 탑다운의 직무 개선일 경우는 단순히 보여주기 식으로 끝날 확률이 높다.


셋째, 직무의 개선의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는 무사안일주의와 새로운 업무를 하지 않고 정해진 쉬운 일만 하려는 ‘꽃보직의 유혹’ 때문이다.

직무의 개선(변화)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물론 앞서 나가는 기업은 '파일럿 테스트'라는 개념을 사용하며 기업차원의 새로운 직무를 시도를 하지만, 일반 기업의 경우 이러한 직무의 개선 활동의 효과가 없을 경우, 이 책임이 자신에게 돌아올 것을 미리 걱정하며 이러한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고 하는 임직원들이 대다수이다(기업은 ‘실수도 용납한다’라고 쿨하게 말하지만 이를 믿는 임직원은 많지 않다). 또한 직무의 개선은 자신이 지금까지 익숙해 왔던 일의 변화를 가져오는 활동이다. 현재의 직무에 편하게 적응하고 월급을 받아오던 임직원들에게는(꽃보직을 발견하고 둥지를 튼) 새로운 직무를 개발하고 익힌다는 것은 귀찮고 짜증 나는 일이 될 수 있다(심지어,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니다).


직무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조직이(기업, 정부조직, 비영리단체 등) 가지게 되는 미래의 모습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조직의 성장은 멈추게 된다.

기업은 돈을 모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 이에 파생되는 다양한 직무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야 한다. 기존에 잘 나가던 비즈니스라고 하더라도 어제 시장의 흐름이 바뀔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몇십 년 전부터 실행해 온 직무를 변화 없이 계속 가져간다는 것은 향후 기업의 정체 및 쇠퇴를 불러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 조직의  맨파워는 떨어지고 임직원들의 직무 이기주의는 계속된다.

새로운 직무를 개발하고 이를 배우고 실행하는 과정 자체가 임직원들에게는 맨파워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즉 직무개선이 없다면 이러한 기회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직무 이기주의' 즉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편한 직무만 추구하려고 하거나 자신이 익숙해진 직무만 수행함으로써 편하게 월급 받으려고 하는 태도, 그리고 새로운 직무를 실행하려는 노력에 대해 협조를 전혀 하지 않는 이기적인 태도’만 임직원은 갖게 된다.


셋째, 조직은 능력 있는 직원들을 보유할 수 없게 된다.

아무리 하버드를 졸업한 신입사원들이더라도 직무가 개발되어 있지 않으면 서류 복사나 정해진 형식의 문서 작성하는 등의 단순 일 밖에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스카우트된 실력 있는 전문인력이라도 하더라도 해당되는 직무가 조직 차원에서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단순 과업만을 실행함을 통해 자괴감을 느낄 것이다. 직원들이 기업을 선택하는 주된 이유 중에 하나는 '나를 전문가로 키워줄 수 있는 일과 교육과정'이다. 직무를 개선하지 못하는 회사는 이런 능력 있는 직원들을 붙잡지 못할 것이다.


넷째, 조직은 선임 사원 등의 경험과 능력을 사장시키게 된다.

그 조직의 직무의 현황과 개선 방향에 대해서 누가 가장 잘 알고 있을까? 그 조직에 가장 오래 몸담은 직원들일 것이다. 이들은 기존의 직무에서 어떤 것들을 줄이고 어떤 부분을 강화해야 할지 알고 있다. 하지만 조직이 이들을 대하는 태도는 ‘어느 부서, 어느 직무에서도 자리를 찾기 힘든 부담스러운 존재’로 대하고 있다. 고연령 사원들에게 자유롭게 새로운 직무를 개발할 기회를 주지 않고 인력 구조조정의 1순위로 대하게 된다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경험과 능력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조직의 직무의 개선은 CEO 또는 HR 부서만의 일은 아니다. 모든 조직원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할 주제이다. 이렇게 모든 조직원들이 한 방향으로 가게 해야 할 주제라는 점에서 직무 개선은 조직 문화 하고도 연결이 된다. 즉, 조직의 직무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리더는 조직문화의 변화를 가져오는 진정한 리더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다수의 리더들은 직무개선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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