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 코끼리 만지기의 오류
오래전에 '자산관리'라는 단어가 유행인 적이 있었다. 금융회사들이 TV광고에서 공통적으로 외치던 단어가 '자산관리'였고, 자신의 회사가 고객을 위한 최상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홍보하던 시절이 있었다. 보통 '자산관리'라는 단어를 들으면 부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하기가 쉬운데 자산관리는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관심 가져야 할 주제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자산관리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전문적인 영역이다.
흔히 자산관리를 '재테크'와 '투자'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두 단어와는 달리 자산관리는 더 종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개인의 자산은 부동산과 금융자산이 있고 부채 또한 광의의 자산에 포함시킬 수 있다. 개인사업을 하는 분이라면 사업에 사용되는 부동산, 시설들도 자산이라고 할 수 있고, 법인을 운영하는 분이라면 법인의 지분금액으로 평가되는 금액도 자신의 자산에 포함된다. 그리고 이러한 수많은 세부 자산 간에는 수시로 이동이 이루어진다. 부동산 매각금을 은행에 예치한다면 부동산은 줄고 금융자산은 늘어나는 경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즉, 자산관리라는 것은 '재테크'와 '투자'와 같이 단순한 부의 증가를 추구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 환경과 본인의 인생의 계획을 반영하여 각 세부 자산을 어떻게 종합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분야가 바로 '자산관리'인 것이다. 재테크와 투자는 대중매체나 지인들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얻어 실행할 수가 있는 분야라고 한다면 '자산관리'는 본인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전문적인 영역 또는 고객을 위하는 실력 있는 전문가들의 서비스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자산관리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각 분야 전문가들의 단편적인 안내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자산관리가 '종합적인 서비스'라고 한다면 이러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이용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자산관리 서비스 상담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상담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이 정착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상담하고 그들이 추천하는 자산을 구매해야 한다. 여기서 일어나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바로 '장님의 코끼리 만지기'의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코끼리를 여러분의 전체 자산현황과 삶의 목표와 계획이라고 한다면, 상담하는 전문가에게 자신의 코끼리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알려주기 전까지는 여러분을 상담하고 있는 전문가는 코끼리를 더듬는 '장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쉽게 내리는 결론은 그들이 제안하는 자산에 '몰빵'하라는 제안이다. 그 전문가가 금융영업사원이라면 금융상품에, 부동산 영업사원이라면 재건축과 상가 토지에, 대체투자 관련자 라면 금, 은, 원유 등에 여러분의 돈의 대부분을 투자하라고 안내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여러분이 자산관리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없다면 이러한 전문가들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고 그로 발생하는 리스크도 고스란히 여러분의 것이 될 것이다.
셋째, 자산관리의 모범답안은 모든 사람들에게 다르게 존재한다.
흔히 자산관리는 물질적인 자산의 증식만을 최선의 목표로 여긴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즉, 같은 규모와 성격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 있다면 이들을 위한 최선의 자산관리 제안은 내용이 같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아무리 똑같은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하더라고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자산관리에 대한 제안은 다 제각각 다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모든 사람의 삶의 목표와 가치관 그리고 계획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들을 토대로 각자의 자산관리는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자산관리는 단순한 자산의 증식이 아닌, 자산이 얼마만큼 소유주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러한 자산관리는 여러분의 삶에 대해 잘 경청하고 이해하고 이를 자산관리에 반영해 줄 수 있는, 자신의 이익보다 여러분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전문가들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자산관리가 왜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하고, 여러분들을 먼저 위하는 전문가들에 의해 제공되어야 하는 지를 설명하였다. 그러면 다음 질문은 '어떻게 그런 전문가를 찾을 수 있을까?'로 넘어오게 된다. 이에 대한 나의 답변은 첫째, 본인 스스로 '자산관리'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를 하는 만큼 진정한 전문가를 골라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둘째, 자산관리 상담 관련 다른 분야의 실력 있는 전문가들을 추천해 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면 신뢰할 수 있는 금융권의 PB들은 자신들의 금융상품 판매를 기본 서비스로 하지만, 고객을 위해 다른 분야의 검증된 전문가들을 소개해 줄 수 있다(부동산, 세무, 법률 등의 협력 계약을 맺고 있는 전문가). 마지막으로 앞으로 자산관리 상담서비스가 발전하게 된다면, 실력 있고 윤리적인 전문가들에게 유료 서비스를 받는데 익숙해져야 한다. 단순한 부동산 거래에도 큰돈을 수수료로 지급하는데, 경제환경의 변화가 심한 시대, 여러분의 재산을 증식시키고 지켜줄, 수준 높은 종합적인 자산관리를 제공하는 전문가에게 수수료를 아낄 이유는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