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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세상, 공부의 중심을 잡는 힘 '멘탈'

성적이 아닌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멘탈 코칭의 모든 것

by 박수열


불확실한 시대, 흔들리는 아이들의 마음


우리 아이들은 어떤 세상에 살게 될까요? 어른들이 살아온 세상과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같다고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세상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불확실해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갈래의 길과 선택 앞에서 아이들은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하면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를 넘어, '어떻게 하면 자신감 있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그 해답의 중심에 바로 '멘탈'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강한 정신력을 강조했지만, 오늘날 우리가 이야기하는 '멘탈'은 단순히 의지나 투지를 넘어섭니다. 멘탈은 자신감, 집중력, 끈기와 같은 마음의 상태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능력, 즉 메타인지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이는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심리적 순환을 만들어가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불안이 집중을 흐트러뜨리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하지만, 작은 성취 경험은 자기 효능감을 높여 행동을 강화하는 것처럼, 멘탈 관리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흔들리더라도 다시 중심을 잡는 힘이 되어줍니다. 공부든, 일이든, 관계든 단순히 기술이나 방법만으로는 탁월한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고, 왜 이것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적 동기와 심리적 안정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꾸준히 나아갈 힘을 얻게 됩니다.


내면의 주인공을 깨우는 멘탈의 힘


세상에 공부를 못하고 싶은 아이는 없습니다. 좋은 성적을 받고 싶지 않은 아이 또한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목표를 향해 달려가다 중간에 지쳐 멈추곤 합니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 "이미 늦은 건 아닐까?"라는 불안감, 그리고 주변과의 비교에서 오는 위축감이 그들의 발목을 잡습니다. 이 문제의 핵심은 바로 '삶의 주도권'에 있습니다.


공부 멘탈의 시작은 아이들이 자기 삶의 주인공임을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공부하는 기계가 아니라,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소중한 인격체입니다. 공부에 끌려가는 삶이 아닌, 공부를 이끌어가는 삶을 살게 하는 것이 공부 멘탈의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아이들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고 보듬어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노력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도록 도와야 합니다.


청소년기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혼란과 불안정을 경험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아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중요한 과업을 수행하며,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독립하려고 시도합니다. 공부, 직업, 외모, 친구 관계 등 많은 고민 속에서 힘들어하지만, 그들 안에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어른들의 역할은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며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곁에서 지지하고 공감해 주는 것입니다. 나를 온전히 이해해 주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스스로 서는 아이로 키우는 코칭의 기술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아이들의 멘탈을 강화하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 줄 수 있을까요?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코칭'의 개념입니다. 학습 지도가 문제 풀이를 돕고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라면, 학습 코칭은 공부하는 '방법'과 '자세'를 바로잡아주는 것입니다. 이는 아이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대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고 나아가 고기잡이를 즐길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과 같습니다.


효과적인 코칭은 몇 가지 중요한 원리를 바탕으로 합니다.


첫째, 공감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해답을 주기보다 먼저 아이의 마음, 즉 감정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마음 상태와 그 이유를 이해해 준 다음, 부모나 교사의 생각을 이야기해도 늦지 않습니다.


둘째, 선택권을 주어야 합니다. "인생의 주인공은 너다", "너는 가치 있는 존재다"라는 믿음을 심어주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합니다. 작은 선택이라도 스스로 내린 결정이 쌓일 때, 아이는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감과 주도성을 갖게 됩니다.


셋째, 작은 변화를 발견하고 응원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배우고 시도하며 성장합니다. 어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까이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 긍정적인 변화가 보일 것입니다. 결과에 대한 칭찬보다 과정과 노력을 알아주는 격려가 아이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이러한 코칭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되고, 자신감과 희망을 품게 됩니다. 이는 부모, 형제, 친구와의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며, 정리정돈, 시간 관리, 예습과 복습 등 긍정적인 생활 습관의 변화까지 끌어냅니다. 자신을 이해하고 격려하는 '자기 대화'가 가능해지고, 명상 등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고 '알아차리는' 힘을 기를 수도 있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핵심 역량, 흔들리지 않는 삶의 축


우리가 살아갈 미래 사회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산업 구조뿐 아니라 인간의 사고방식과 일하는 방식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 능력을 넘어, 변화를 만들고 삶을 스스로 설계해 나가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언어, 지식, 기술과 같은 도구를 상호작용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입니다. 둘째, 문화, 전문성 등 배경이 다른 사람들과 이질적인 집단에서 상호작용을 하는 능력입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자신을 지키며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능력입니다. 이는 비판적 사고, 창의력, 협업, 소통 능력(4C)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진로를 서둘러 정하라고 재촉하기보다, 진로를 보는 눈을 길러주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직업은 단순히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때로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방향을 수정하는 '피보팅(Pivoting)'의 지혜도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대안을 생각하는 유연성과 탄력성을 가질 때, 변화의 파도를 지혜롭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도록 만드는 힘은, 자신이 인생의 주인공임을 깨닫는 데서 나옵니다. 부모가 시켜서, 좋은 대학에 가야 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꾸려가기 위해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을 때, 아이는 비로소 행복하게 공부하며 성장할 수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꿈을 찾고, 하고 싶은 일을 잘 준비하며, 멋진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곁에서 세심하게 돕고 응원하는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주면 됩니다. 변화는 때로 더디고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지지자와 격려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떤 세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의 중심을 잡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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