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보름살기 08 : #냐짱 #나트랑 #메이플호텔 #퀘벡스카이바
※ 베트남 보름살기 8편과 9편 업로드 순서가 바뀌었음을 고지 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고 일어나니까 어제 서핑의 후유증으로 팔다리와 엉덩이 부근, 발바닥까지 온통 근육통이었다. 살짝만 움직여도 욱씬거렸고 침대에서 굴러다니는 것조차 힘들었다. 오늘은 최대한 안 나가고 호텔에 처박혀있기로 결심했다. 조식 먹고 한 시간 동안 아침잠을 잤다.
그래도 여행이니까 방에만 있는 건 시간 아깝다. 그래서 머무르고 있는 나트랑 메이플호텔의 루프탑바로 올라갔다. 상호명은 퀘백스카이바였고, 나같은 술쟁이를 위해 드링크 메뉴판을 찍어두었다. 뷰가 정말 아름다워서 360도 시야의 눈을 갖고 싶었다.
호텔의 25층 꼭대기에 수영장이 있다. 옆에 있는 계단을 올라오면 루프탑바에 도착한다. 아쉽게도 콘센트를 꽂을 수 있는 테이블은 없어 보였다. 배터리가 부족한 핸드폰이면 마음이 영 불안하겠고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작업하기에도 좋은 환경은 아니었으나, 하긴 풍경이 최고니까 두 눈만 있어도 좋을 것 같다.
오후 1시쯤 갔는데 손님이 거의 없었다. 노래 선정이 미스였다. 정글커피에서도 느낀 건데 베트남 노래는 뽕짝필이 많은 듯하다. 차라리 팝송을 틀어주지 싶었다. 노래도 중간에 계속 바꾸고, 여러 번 끊기기도 해서 맥도 같이 끊겼다. 오후 2시도 안 됐는데 바람이 너무 강해서 의자가 흔들릴 정도였고 반팔로는 추워서 한 시간 반도 못 있었다.
비프버거와 칵테일 Key Gold를 주문했다. 버거는 퀄리티가 꽤 좋다. 맛이 좋았다. 칵테일은 패션후르츠에 보드카 넣은 정직한 맛이다. 에메랄드빛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먹으니까 몸을 마구 쳐대는 강풍에도 분위기가 끝내줬다.
수영장에 잠깐 내려가보았다. 아까 한국인 가족들 이용하는 걸 보았는데 구석에 약간 지저분한 것들이 둥둥 떠다녀서 수영하고 싶은 마음은 안 들었다. 수영장으로 내려오니까 bar보다는 바람이 안 느껴졌지만 썬베드에 누워있기도 피곤해서 방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방으로 컴백한다. 세 시도 안 돼서 들어와서 두 시간 더 잤다. 이번에는 침 흘리면서 잤다. 일어나서는 티비 틀어놓고 며칠 전 사둔 비나밋 믹스프룻칩이랑 호텔에서 공짜로 제공되는 물을 마셨다. 비나밋 믹스프룻칩은 사오고 나서 안 건데 메이플호텔 스낵바에도 비치돼있었다. 원체 과자를 잘 안 먹어서 들여다도 안 보느라 조금 늦게 알았다. 아무래도 과일칩이다 보니까 과자가 달거나 슴슴해서 취향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