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프로 Dec 03. 2023

[서평]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

# 핵개인? 핵개인!

미래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송길영 작가는 핵개인의 시대가 될 거라고 예보한다.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전 우리가 생각하는 권위자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위치와 성과가 있는 사람이었다. 누구나 알만한 대학을 나오고, 누구나 알만한 위치에 있는 이들 말이다.


지금은 핵개인이 권위를 얻는 시대다. 누구나 알만한 조건 등 사회적 잣대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인터넷 매체를 통해 인정을 얻고 권위를 갖게 되는 소위 인플루언서나 크리에이터들이 바로 그들이다. 우리 모두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수평적 사회가 열린 것이다.

책의 각 장을 소개해본다.



1장. K는 대한민국이 아니다.​


더 이상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의 문화적 유산을 공유한다면, 국적이 다르던지, 노란 머리 한국인이던지 상관이 없다.


그중, 재미있었던 내용국민교육헌장 이야기였다.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를 전체주의적 사고를 세뇌시킨 것이라고 말하는 부분과 교육부가 과거 '교육인적자원부'였다는 것. 개인이 아니라 국가의 자원이었다는 점 말이다.


시대의 변화가 읽힌다. 지금 보니 국가주의적 흔적이라 말하겠지만, 그때는 그것이 옳았던 것 아닐까? 그만큼 대한민국이 개인을 존중하는 성숙한 사회가 된 것이라 여겨져 미소 지을 수 있었다.



2장. 코파일럿은 퇴근하지 않는다.​


윈도우 11에 장착된 AI 비서 코파일럿이 우리의 일자리를 없애갈 거라고 노동의 종말을 이야기한다. 아직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될 날이 오겠지. 이 논쟁은 끝이 없다. 지금 알지 못하는 새로운 직업이 등장할 거라 말하지만, 실현이 돼봐야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작가는 앞으로 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자리가 아니라 일이 더 중요하다는 거다. 아직도 명문대 입학과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작가가 하는 일의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 인공지능 시대의 개인이 지향해야 할 길이다.


직업의 생멸 속도가 가파른 현대에는 지금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는 것보다, 현재의 경험과 이력을 쌓으면서 미래의 선택을 준비하는 것이 옳습니다.


라고 했다. 완전 동의한다.



3장. 채용이 아니라 영입​


현재 대한민국 평균 근속연수가 5년 정도라고 한다. 권위주의적 수직적 조직은 사라지고 있다. 아니 살아남을 수 없다. 임직원이 아니라 구성원으로, 채용이 아니라 영입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입사원을 육성하는 시대에서 완성된 인재를 영입해야 되는 시대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으니까.


개인의 잦은 이직에 대한 판단은 업종과 현실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지만, 결국 개인의 유동성은 조직의 역동성을 수반하게 된다. 플랫폼 시대, 자신의 능력치가 숫자로 증명되는 투명한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은 글로벌 경쟁자들과 경쟁해야 하니까. 조금 무섭고 지친다.


새로운 리더의 역할은


최상위 책임자에게도, 말단 담당자에게도 핵심을 추출하고 시선을 재조정해 주는 고도의 '필터링 지능'이 필요합니다.


즉, 조직의 리더가 수직적 관리자인 매니저에서, 수평적 조력자를 뜻하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로 바뀌어 간다는 것이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낀세대인 나를 토닥여주고 싶다. 맞는 말이다. 단지, 계속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힘겨울 뿐이다.



4장. 효도의 종말, 나이 듦의 미래​


우리 사회의 무거운 현실을 다룬다. 상호부조 성격의 효도가 더 이상 개인의 짊이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긴 수명이 현실로 다가온 나이 듦에 대한 현주소와 미래. 익히 다시피 대한민국 노인들의 빈곤율은 매우 높으니까.


지금 아버지 세대(약 60대 전후)는 부모를 봉양하고 자식에게 투자하느라 빈곤해졌다. 길어진 수명에 자녀들이 부모세대감당하기엔 더 힘이 드니, 바로 지금 세대에서 이런 상호부조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의미로 '미정산 세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조금... 가슴이 아리다.


우린 어떻게 나이 들어가야 하는가? 디지털 문맹일수록 더더욱 살기 힘든 시대가 되어가고 있는데 말이다. (여기서 나이 듦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가 완고함이라고 한다. 나이 들수록 낯선 것을 수용하려는 적극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결론은 젊게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정신없이 빠른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


멋지게 나이 드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멋진 사람이 나이가 드는 것입니다.



라는 뼈 때리는 문장에 나를 되돌아본다.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나'입니다.​



5장. 핵개인의 출현​


지능화와 고령화가 만들어내는 시대 변화에 진정한 핵개인의 삶이 시작된다고 한다.


타인의 인정이 아닌 자신만의 지향점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 각자 세계의 주인이 되는 핵개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스스로가  스스로의 권위를  자신 있게 인정하는 안정되고 이상적인 사회를 꿈꾼다.​​


그만두어서 대등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만둘 수 있기 때문에 대등해지는 것입니다. 칼은 칼집에 있을 때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맞다.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회사를 다닌다. 대등한 관계에서 어느 누구도 눈치 보지 않으면서 지낸다. 그래서 행복하다. 그만두지 않더라도 행복할 수 있는 비법이다.


서로를 더 존중하는 수평적 사회를 꿈꾸며, 시대예보를 덮는다. 멋진 책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서평] AI로 경영하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