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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프로 Dec 07. 2023

[서평] 모든 삶은 흐른다.

# 바다는 인생이다.

바다는 인생이다.


인생의 모든 면면을 바다와 바다와 관련된 것들에 비유해 쓴 글이다.  바다는 인생인 것이다.

프랑스 작가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너무 추상적이어서 읽는데 불편함을 주거나 뿌연 막연함으로 읽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것이었다.

부족한 소양 때문이겠지만,

이 책은 일상의 언어로 쉽게 읽히고, 친절한 위로를 준다. 그냥 쭉 읽으면 안 되고, 여름휴가 시즌, 해변에 누워 천천히 한 꼭지씩 읽으면 좋겠다. 파도를 한없이 바라보기도 하고, 바람을 느끼고 바다 냄새를 맡으며 읽으면 좋을 책이다.

내용은 인생에 대한 위로를 담고 있다. 인생은 원래 파도처럼 출렁거리는 거라고, 힘들면 도망도 치고, 천천히, 비워내면서 살라고, 바다처럼 흘려보내면서 살라고. 그런 것이 우리네 삶이라고.


위로 에세이의 새로운 버전이랄까?

바다에 대한 작가의 무궁무진한 사유가 신선하고 재미있는 책이기도 하다.


나는 이 문장이 좋았다.

바다는 파도가 오지 않도록 억지로 막거나 무리하지 않는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냥 다가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깨닫는다.

바다에 밀물과 썰물이 있듯 인생에도 올라갈 때가 있고 내려갈 때가 있다.

그 움직임을 거스르기보다는 곁에서 함께 움직이는 편이 낫다.


마음 수행을 해 오면서 늘 돌이키는 부분이 출렁거리는 마음을 잔잔하게 만드는 것인데, 정말 쉽지 않다. 그냥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도, 늘 분별심이 생긴다. 그 순간 또 자아분열이 생긴다. 내가 바라는 나와 현실의 나. 그때마다 떠올리는 생각이 그냥 받아들이기다. 못난 나도 나고, 못생긴 나도 나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


매 순간 알아차리다 보면 조금 더 바다를 닮아있지 않을까?



작가의 조언은,


인생의 고난은 언제나 찾아온다. 그때 나의 생을 살리는 건 신중함의 기술이다.



신중함은 대담하고 사려 깊으며, 손실을 줄이고,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라고 하신다. 신중함.



바다에 대한 가장 멋진 사유는 이것이었다.​​


바다는 누구에게도 소유되지 않고 지배당하지 않는다.(p31)

누구도 발자국을 남기거나 지배하지 못하는 곳이 바다다. (p113)


아직도 지구에서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는 유일하고, 가장 거대한 지역이 바다다. 인간에게 절대 속살을 보여주지 않은 미지의 바다.


당장이라도 집어삼킬듯한 성난 쓰나미가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한 미소를 짓는 바다에 섬뜩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누구에게도 지배당하지 않은 나란 존재로서의 위엄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고 싶다. 매일 휘청거리는 내가 본받아야 할 존재는 바다였다.


바다에 대한 다양한 시선 그리고 삶에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단점은 너무 짧다.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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