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이 쌓이고 쌓이면...
매일 아침 굿모닝 인사를 한다.
지하 주차장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그리고 아침 일찍부터 나와 엘리베이터 거울을 닦는 청소부 아저씨와.
주말 아침에는 해변가를 걷다가 마주치는 사람들과 눈인사와 더불어 "굿모닝!"하고 말한다.
때로, 아니 자주. 나는 '굿모닝'이지 않을 때가 있다.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 보채거나 서로 싸울 때가 많다. 분주한 아침에 굿모닝이라고 말할 수없을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이름 모를 누군가와 눈인사를 주고받고, 또 '굿모닝'하고 입으로 내뱉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조금은 괜찮아지는 느낌이 든다.
아부다비에서 일 년 동안 매일 아침 굿모닝 인사를 했으니, 이것도 일상의 수련이라면 수련일까?
어제는 큰딸의 고민을 들어주다가 마음이 너무 무거워졌다. 엄마로 살아간다게 힘에 부칠 때쯤 큰딸이 얹어주는 묵직한 일상의 고민들이 내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학교 생활이, 특히 친구관계가 힘들다는 아이의 말을 듣고 있자니 대신해 줄 수 없는 이 문제에 가슴이 쓰려왔다.
기껏 해 줄 수 있는 말은 엄마가 늘 기도하고 있다는 말… 실제적인 도움이 아니라 실망스러웠을까? 아이는 오늘 아침 등굣길에 눈물을 흘리며 갔다.
무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오늘도 엘리베이터 청소를 하고 계신 아저씨가 나를 보고 활짝 웃는다. 그리고는 "굿모닝!" 하고 인사를 건넨다.
내키지 않았지만 나도 인사를 했다.
오늘은 더 힘주어, 목소리 톤도 한 톤 높여 "굿모닝!"하고 인사했다. 조금 더 입꼬리를 올리며 조금은 과장된 미소로 말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왔다. 신기하다. 잠시 나눈 인사덕인지 아니면 그동안 쌓아온 굿모닝 인사 덕분인지... 밝아지는 마음 상태를 느끼게 되었다.
요즘 흔히 많이들 웃음, 확언, 긍정의 언어, 웃으면 복이 온다는 둥 이야기를 한다. 글로, 말로만 듣던 진부한 그 단어들. 나에게는 딱히 와닿지 않는 그 말들이 참 싫었는데, 오히려 몸에 밴 이 인사 한마디가 이렇게 마음을 밝고 맑게 해 줄 줄이야...
매일의 삶 속에서 겪는 미소와 굿모닝 인사는 몸 수련 못지않게 마음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 억지로 하진 않았지만 그 매일의 인사와 미소가 쌓여 내가 굿모닝의 상태가 된 것이다. 이것이 일상의 수련이다 싶다. 매일 쌓는다. 미소를 인사를. 매일 주고받는다. 긍정의 기운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