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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집 방문

부모님 집 찾아뵈면 느끼는 소소한 이야기들

by Jake Shin

"마음에 남은 사진 한 장"


오늘, 이촌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을 가족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작년 가을 회사 야유회 이후 딱 1년 만의 방문이었죠. 전시관에 들어서니 사람들로 북적였고, 예약을 해둔 덕분에 무리 없이 입장했지만 그보다 더 마음을 움직인 건 전시보다 부모님과의 순간였습니다


점심을 마친 뒤, 부모님께서 사진 한 장을 톡으로 저에게 보내주셨습니다. 오늘 동생 가족들과 함께 케이크 앞에서 찍은 사진였습니다. 지난 8월 말 아버지 팔순생신행사에 동생가족이 급한 일정으로 함께하지 못했거든요. 늘 아쉽고 마음에 남았던 부분인데, 오늘 사진을 보니, 지난 8월 팔순생신때와 마찬가지로 부모님은 기분 좋은 모습였습니다. “조금 더 부모님 댁을 더 자주 찾아뵈어야지” 하는 다짐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방문할 때마다 드는 마음"


저는 한 달에 세 번 정도 부모님 집을 갑니다. 보통은 일요일에 시간을 냅니다. 집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드는 마음은 “편안하게 해드리고 싶다”는 겁니다. 그래서 항상 식사부터 챙깁니다.


예전 같으면 어머니가 정성껏 밥상을 차려주시곤 했는데, 이제는 제가 그 역할을 조금이라도 이어가는 셈이죠. 그 한 끼가 부모님께 작은 힘이 되었으면, 또 따뜻한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해야 하는 작은 일들"


식사 준비 말고도 꼭 챙기는 게 있습니다. 어머니 거동을 돕는 일이죠. 어머니는 2014년부터 중증장애 3급 판정을 받으시고, 요양사 선생님께서 함께 생활을 도와주고 계십니다. 예전엔 오전 몇 시간만 계셨는데, 지금은 저녁 7시까지 도움을 받고 계십니다. 그럼에도 제가 집에 가는 날에는 작은 것이라도 직접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실 때 손을 잡아드리고, 필요한 물건을 가져다 드리는 것, 이런 아주 작은 순간들이 오히려 부모님과 저를 더 가깝게 이어주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꼭 챙기는 게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대화입니다. 병원 이야기, 건강 걱정 같은 진지한 얘기도 하지만, 일부러 가벼운 일상 이야기도 많이 나눕니다. 회사에서 있었던 소소한 일, 아이들 학교 생활, 혹은 최근 다녀온 곳들. 이런 대화를 하다 보면 부모님 표정이 밝아지고, 저 역시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걱정되는 이야기들"


요즘 대화의 큰 주제는 어머니의 건강입니다. 최근 정형외과에서 다시 척추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들으셨습니다. 연세를 생각하면 큰 수술이 너무나 부담스럽죠. 그래서 부모님과 자주 얘기를 나누지만, 답을 쉽게 낼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가족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부모님 집 방문이 주는 의미"


부모님 집에 가는 건 단순히 안부를 묻는 일이 아니더군요. 그건 부모님께서 살아오신 세월을 함께 나누고, 지금 우리가 곁에 있다는 걸 보여드리는 시간이었습니다. 병원 동행도, 식사 준비도, 짧은 대화 한마디도 결국은 부모님께 “우리는 여전히 함께한다”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는 이렇게 해보려고 노력하려고 합니다.


- 한 달 세 번의 방문을 더 꾸준히 지키고, 특별한 날에는 조금 더 시간을 내어 찾아뵙기.


- 거창한 게 아니더라도 작은 도움을 생활처럼 이어가기.


- 무엇보다, 웃을 수 있는 대화를 더 많이 나누기.


사실 부모님이 원하시는 건 거창한 게 아닐 겁니다. 자식이 곁에서 함께하는 그 자체가 가장 큰 선물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부모님 집 방문을 ‘의무’가 아니라 ‘특권’이라고 생각하려 합니다. 함께할 수 있는 지금 이 시간이, 앞으로 제 삶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으로 남을 거니까요...


아래 단지내 사원하게 나오는 분수사진으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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