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에 있던 한 방울까지 쏟아진 날
적셔진 휴지들이 쌓인 날
그것들처럼 버려졌으면 하던 날
쓰레기통 속으로 숨어들던 날
어둠 속에 몰래 숨어 있던 나를,
숨바꼭질인지 술래잡기인지
어떤 이름도 규칙도 없이
그저 쓰레기통 뚜껑 빼꼼 열고
살짝, 그 사이로 배시시
햇살 한 줄 잡아들고
나도 따라 배시시 거리는 날
감정의 기복이라 할 수도
참아내고 남은 산물일 수도
견디기 위한 방어막일 수도
그러려니 내려놓은 마음일 수도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얼굴일 수도
그저 주어진 것에 충실함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