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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아한 도담이 Sep 20. 2022

‘우리 동네’가 브랜드가 되는 사람들.

캐나다 시골 도시의 브랜드를 만나다

어느 날 저녁.

 밖에서 간단히 외식을 하고 월마트에 들렀다.

우리가 마시는 물이 다 떨어져 가서 채워 넣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캐나다에서 석회를 최소한으로 먹기 위한 노력이다- 로 갔지만, 찾는 물은 없었고, 곧 각자 관심사로 흩어져서 쇼핑을 했다.


그러다 의류 섹션에서 발견한…

??????

어머나.

  한 진열대를 모두 차지한 ‘Fort St. John’ 티셔츠라니. 월마트에서 심심치 않게 캐나다 기념품 같은 것을 볼 수 있는 것도 참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포센 존 티셔츠라니.



  여기 캐나다는 각 지방도시마다 museum이라고 만들고 채 백여 년 조금 넘은 것들을 진열하고 지역 이름이 적힌 물건들을 판다. 우리나라의 ‘박물관’ 개념 하고는 좀 많이 다르다. 우리나라로 치면 인사동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냥 할아버지 할머니 대에 쓰이던 물건들을 모아 두고 꾸며 둔다. 오래된 물건이다 싶으면 원주민의 그것 정도?

  오백년쯤 되어야 ‘좀 오래된 물건이네’라고 여겨지는 우리나라 같으면 아예 만들지 않았을 박물관들이 아무튼 캐나다 구석구석, 곳곳에 있다.


  그런데 이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랄까? 그런 것들이 충만한 거 같다. 포센 존 박물관에 가면 당당하게 Canada, British Columbia, 그리고 Fort St. John 기념품을 판매한다. 처음 박물관에 갔을 때, ‘포센존이 사실은 (우리는 모르는) 무슨 관광지인가?’ 생각했을 정도였다.  오래된 사찰이나, 제주도, 경주 같은 ‘딱 봐도’ 기념품이 있을 것 같은 관광지에나 있는 거라고 선입견이 깊게 있었던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참 대단하다 여겨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당당히 월마트에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 ‘포센존 물품’들을 보니 어쩐지 생각이 더 많아졌다.

  월마트는 지역 박물관과는 다르게 지극히 상업적인 공간이고, 이익을 우선시하는 곳인데, 지역 특산물(?)도 아닌 그야말로 순수 ‘기념품’이 될 물건들을 판매한다는 사실이 내게는 무척이나 신선하게 여겨졌다.

   그와 동시에,

 ‘토론토나 밴쿠버 같은, 유명한 도시(?) 아니어도, 충분히 ‘브랜드  수도 있구나.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현재, 지금 머물고 있는  자리의 기념이 되어  수도 있겠구나. ‘

  이런 생각들과 깨달음이 찾아들었다.


  나도 모르게 살며시, 홀린 듯  쇼핑카트에 담았다.

  미래에는 과거가 , 지금, 현재 내가 지나가는 길의 발자취가 되어   같아 차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아이디어가 재미있는 ‘포센조노폴리’와 열쇠고리


지금, 나는 포센존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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