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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은 왜 조롱받는가?

습작의 창고

by 나바드

선거철이 돌아왔다.

거리마다 외침이 넘친다.

하지만 그것은 공약이 아니라

혐오와 조롱의 언어다.

서로를 설득하지 않고,

서로를 쓰러뜨리려 한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다름’을 ‘적대’로 배웠다.

말이 다르면, 사람을 지운다.

의견이 다르면, 존재를 비난한다.


플라톤은 말했다.

“정치는 철학이 실현될 때 빛난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는

증오가 권력이 되는 풍경이다.


품격은 조롱받는다.

예의는 나약함이 되었고,

침묵은 회피로 읽힌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진짜 무너지는 건

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혐오로 정의하는 사회다.


우리는 언젠가 다시,

사람이 사람을 존중하는 시대를

말할 수 있을까.

그 질문에 ‘아직’이라고 답하는 나는

어쩌면 이 시대에 가장 느린 사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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