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v양쌤 Jul 24. 2024

우아함이 쉬워?

중2병 딸과 발레




중딩 2학년 딸이 방학했다.

나는 발레 5개월 차, 딸 가진 엄마들이 발레를 할 때 대부분 같은 생각을 할 것 같다. '이 좋은 것을 우리 딸과 함께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다닌지 5개월 째 드디어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드디어 드디어 딸이 발레에 입문을 했다. 일자목이 다반사, 거묵목이 흔하고, 자세 좋은 사람들 없는 세상에서 자세 교정이라도 해주고 싶어 설득을 했다. 방학 중 일주일 1회 엄마랑 같이 해보자고 하니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평소 엄마랑 뮤지컬 자주 보고 대화 자주 했던 딸이라 함께 해보고 싶은 눈치였다. 주 1회 딱 방학 동안 4회 해보기로 약속!


방학인데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건 짜증 증폭되는 일인 중딩들~ 어제 깨워주겠노라 했던 시간에 깨웠는데 짜증을 폭탄으로 낸다. (그래~ 발레 가야 하니까 참고~릴렉스~~) 투덜거리며 씻고 간단한 화장을 (화장 안 하면 안 나가는 중딩~)하고 집을 나섰다. 가는 내내 목마르다고 하여 학원 도착하자마자 텀블러에 물 대령하며 발레복으로 환복 했다.  


오히려 성인발레에 취미로 가는 게 좋다던 딸이다. 같은 학년이나 학생부 반이면 초보라 쪽팔릴 중딩이기에 오히려 잘 됐다고 했다. 발레 학원 건물 2층에는 힙합댄스학원이 있다. 우리 딸은 그 댄스 학원 고급반 학생이다. 댄스 하면서 제대로 시간 할애하는 스트레칭은 하기 어렵다. 춤 실력은 나아질지 몰라도 바른 몸은 되기 힘들다. 발레 학원은 3층이다. 발레와 댄스를 크로스하며 다니면 좋겠는 엄마의 바람이다. 다른 건 몰라도 딸에게 올바른 운동 습관만큼은 할 수 있게 지원해주고 싶다. 공부도 사람 관계도 모두 에너지, 체력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원장님 오늘 정말 길~~~~ 게, 평소 보다 길~~ 게 수업을 하셨다.

한 시간을 스트레칭에 쏟아붓고 40분을 바 동작으로 기초 정석을 차근 차근 천천히 리드해 주셨다. 스트레칭 끝나고 바 동작 들어갈 때 잠시 쉬어가는 타임이 있다. 딸과 함께 화장실을 갔는데 "엄마 나 이거 안 해! 그냥 댄스만 할래!"라고 단박에 말해버린 딸, 


바 동작이 끝난 후 앞으로 더 다녀보겠다고 했다. 엄마만큼 발레의 매력을 못 느낀 거 같지만 오늘 해보고 발레의 매력을 알겠다며 더 해본다고 했다. 집에 와 더 자세히 들어보니 앞 줄에서 발레 하던 이모가 너무 우아하고 아름다워 보였다는 것이다. 그 우아함을 느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 그 우아함!!!

동경할 정도로 쉬운 것이 아니지.


우아함 때문에 코어 잡고 다리 쪽으로 깊이 뻗어내고 머리 하늘로 뽑아내고 양쪽으로 늘리고 늘려서 흔들림 없는 자세를 만든 후에야 비로소 우아한 동작이 나오는 것을,,, 우아함은 그냥 나오는 아니지. 끊임없는 노력 여하에 몸에 서서히 베어가는 것! 그것이 우아함인게지~~~ 

(딸아~ 함께 그 우아함을 만들자.^^)

매거진의 이전글 우아하지만은 않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