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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스 Aug 19. 2024

건축가들의 살롱에서 디테일샷

5분 단상


지난 토요일 작은 살롱 모임 #디테일샷


1. 두 번째 와인이 좀 다르다 싶어 찍어뒀다. 보통은 네이버 라벨코드 읽기를 사용해 빈티지 정보를 바로 보기도 하는데, 데이터가 소진되어 버려 나중에 확인하려고 찍었다.

지금 정보들을 보니 읽어두면 좋을 만한 내용들이 좀 있다. 이날 맛에 대한 기억은 드라이함도 스위트함도 아닌 중간 정도, 산미도 중간 정도, 바디감 중간 정도.. 와인이 이렇게 세팅되는 경우도 있구나 싶었다. 선호하는 맛은 아닌데 너무나 달라 기억해 두기로.


2. 살롱 장소의 호스트는 포크까지 이렇게 디테일하게 세팅했다. 기내서비스나 호텔에서 쓰이는 키친웨어에 그들의 브랜드가 새겨진 것과 같은 거라 봐야겠다. 거기에 ‘다 사용 후 놓고 가라’는 소리 없는 주문도 담겼는데, 이 또한 ㅋ (이라고 근거 없는 추측을 해본다)

건축가들은 제품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다. 세상 만물 모든 것에 선호도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집단이니까. ㅋㅋ

이 글을 쓰는 지금 문득 가에 아울렌티/Gae Aulenti 생각이 났다. 이탈리아 건축가이자 산업디자이너이다. 여성이다. 많은 사람들이 파리에 가면 꼭 들르는 오르세 미술관. 오래된 철도역사를 미술관으로 바꾼 것이다. 건축가가 아울렌티다. 학부 시절 아울렌티가 오르세를 설계한 것 때문에 알게 되었지만 그가 산업디자이너라서 더 찾아봤던 기억이 있다. 호스트의 작은 키친웨어 하나로 먼 기억을 들추었다.


3. 모임을 가는 길에 들렀던 브레드 쇼. 롯데 분당점 지하 식품관이라 사실 동선을 벗어났다. 때문에 좀 늦었다. 예전 여기 식품관 오갈 때 봐뒀던 에그타르트와 호두파이 생각이 나 모임에 사가지고 가야겠다 생각했다.

포장을 하고 몇 걸음 지나는데.. 피자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꽤 맛있어 보여 바꿀까 생각에 잠시 머뭇. 그냥 왔다. 시간도 늦고 해서.

결과론적 얘기를 하면 위에 적은 와인 아마로네 발포리첼라를 알았더라면 지나치면서 보이는 다양한 피자들도 잘 어울렸겠다는 생각이다.


디테일샷이라 했지만 건축가들 모이는 자리에서 얘기가 오갔을 그 디테일샷은 아니다. 항상 삐딱선을 타는 시선에서 보이는 것들의 나열.. 흩뿌려 놓은 것들을 주워 담았다.  


시계방향으로 1,2,3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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