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유산은 선물 같은 것
벌써 몇 년이나 된 이야기.
지금은 아무도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나는 엄마가, 있는 재산 정리하셔서 실버타운엘 가시면 좋을 것 같다.
생활비도 쓰고 하셔야 하니 너무 화려한 데는 못 가시겠지만, 월 280만원 정도 내는 사회 제반 시설 가깝고 적당히 자연도 있고 그런 서울 근교 도시로.
TV에서 보니 케어는 물론이고 서로 어울려 재미있게 지내시던데.
동생 다 준다니 심술 난 거지만, 솔직히 유산이랄 게 뭐 많이나 있나, 우리 같은 소시민이.
엄마가 78세이시니, 한 10년, 편히 쓰시고 재미있게 계시다가 가시면 좋을 것 같다.
일전엔 이런 생각을 식당에서 말하는데, 엄마가 서운해하셨다.
엄마가 그러시니 말 꺼낸 나는 무안했다.
부모자식 간에도 마음을 맞춰가기는 역시나 어렵다.
동생 말대로, 모시고 실버타운 견학을 한번 가고 싶은데, 서운함을 넘어 노여움이 될까 봐 선뜻 말을 못 꺼낸다.
나 같으면 갈 돈만 있음 갈등 안 하고 실버타운으로 갈텐데.
겪어 보지 않은 미래, 나는 나대로 또 다른 게 문제가 되겠지.
돈이 없다거나 등등등.
생로병사가 참 부담스럽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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