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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oresmoker Aug 05. 2022

NoMoreSmoker_보통의 보통 말

25. 행복한 사람은 일기를 쓰지 않아

난 요새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도 일기를 쓰지 못했다.

예전엔 고민이 깊을수록 글이 길었는데....


최근 노모에게 변화가 생겼다.

79세 초기치매, 혹은 인지저하, 혹은 우울증이신 듯.

망연자실하다, 분노하다, 안타까워하다가, 받아들이다가, 무시하다가....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난 참 냉정하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병원도 열심히 모시고 다녔지만!

내내 엄마 생각을 하진 않았다.

회사도 가고, "나의 해방일지"랑 "우영우"도 봤다.

친구도 만나고 술도 마시고 영화도 봤다.

그 사이사이를 걱정으로 채웠달까....


엄마를 바라보는 마음을, 뭐라도 남기고 싶은데 잘 안되었다.

안타까움, 슬픔, 애잔함, 후회, 회한, 미래에 대한 걱정...

쏟아내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그러기 싫었다.

관화해서 바라보고 싶은데 안 되었다.


이럴 때 슬픈 일기 말고,

인간으로, 여성 동지로, 친구로 엄마를 쓰고 싶다.

치매 이후의 삶도 삶인 걸, 바라봐 드리고 싶다.



@nomoresmoke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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