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클리닉 4
나에게 맞는 약을 찾아가는 과정은 중요하다. 내 상태와 증상에 따라 쓰이는 약도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나는 5개의 알약을 처방받아먹고 있다. 그동안은 의사 선생님을 믿고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 굳이 검색해본 적이 없었는데 글을 쓰기 위해 약을 검색했다. 렉사프로정 20mg(우울장애), 트라조돈염산염정 50mg(우울증), 루나팜정(불면증), 이미프라민염산염정 반알(우울증, 우울상태), 리스펜정 0.5mg 반알(공격성, 충동이나 자해방지)을 매일 자기 전에 복용 중이다.
약을 잘못 먹으면 어지럽기도 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증상이 악화되어 약을 바꿨다가 이런 증상을 겪은 적이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약을 몇 번 바꾸며 내 증상에 맞는 약을 찾아야 한다.
나에게 맞는 약을 찾은 이후에도 상담은 주에 한 번씩 이루어졌다. 이후에는 남은 학기를 타지에서 보내야 해서 병원 방문을 한 달에 한 번으로 바꾸고, 약도 한 달치를 처방받는 쪽으로 바꾸었다.
졸업 후에 공부를 하게 되면서 더러 우울감이 급격히 심해지거나, 주변 상황으로 인해 평정심을 잃어버릴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는 병원에 가서 상담을 하고 약을 새로 받기도 했다. 그때그때 증상을 보며 약물치료를 하는 것도 필요하니 약을 먹어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는 게 좋다.
약을 복용한 지 1년이 되던 시점, 의사 선생님께 이렇게 장기간 약을 복용해도 괜찮은 것인지를 물었다.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약은 괜찮다고 하셨다. 약 하나가 문제가 된다면 될 수도 있는데 소량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불면의 밤, 자기 전에 핸드폰을 멀리해보기도 했고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ASMR을 들어도 봤지만 하나도 소용이 없었다. 잠들지 못하는 고통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그래서 한동안 나는 밤이 오는 게 두렵고 싫었는데, 지금은 약이 있어 그나마 편히 잠들 수 있다.
병원에 다닌 지 벌써 2년 하고도 3개월이 지났다. 나의 마음 치료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내 치료의 끝은 불면증이 가시는 날이 아닐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