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의 굳은살

우리집 강아지

by 노을책갈피


홍씨네 사냥개 발바닥에는 폭신폭신한 고무 같은 쿠션이 붙어 있다. 우리 집 진돗개 발바닥과 똑같다. 이 쿠션이 있어서 개들이 겨울에도 발 시려하지 않고 눈 속을 뛰어다닐 수 있다. 그 쿠션에는 땅 위를 돌아다닌 생애의 고단한 자취가 굳은살로 박여 있었다. 개발바닥의 굳은살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내 발바닥의 굳은살을 만져보았다. 땅 위를 돌아다닌 생애의 고단한 자취가 거기에 굳은살로 박여 있었다.
모든 개들이 내세에 사람의 몸으로 환생해서 착한 사람이 되기 바란다.
김훈 <라면을 끓이며> 중에서



나도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운다. 소형견에다가 땅 위를 돌아다니는 개가 아닌지라 생애의 고단한 자취라고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나는 강아지들의 발바닥을 자주 어루만져 주곤 한다.


고무 같은 쿠션감에다, 내가 좋아하는 특유의 냄새인 마성의 꼬순내가 난다.


강아지는 몸에 땀샘이 거의 없는데, 유일하게 발바닥에는 땀샘이 있다. 발바닥에서 땀이 나기 때문에 냄새가 다른 부위보다 많이 나는 것이라고 한다.


사람의 발바닥 냄새보다는 약한 마성의 꼬순내는 향기롭기까지 하다.


강아지를 사랑하는 마음이 깃들어서인가. 이 무슨 감정인지. 강아지를 볼 때면 한 번씩 정말 '사람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주인의 감정을 잘 캐치하면서 사람처럼 행동할 때가 있다. 전생에 사람이었거나, 내세에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 착한 사람으로 태어날 것만 같다.


우리 강아지들은 아직 어려 굳은살이라고 표현하기엔 매끄러운 편이다. 부지런히 가족들과 산책 다니며 삶의 고단한 자취를 굳은살로 증명해 주는 날이 오겠지.


그러려면 주인도 강아지도 모두 부지런히 땅을 밟아나가야겠지.





이 문단은 같은 견주로서 느낄 수 있는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고, 자신의 반려견을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도 느껴진다. 견주라면 다 이런 생각을 하겠지. 사람의 몸으로 부디 환생해서 따뜻한 세상을 살았으면 하고 말이다. 무튼 같은 견주로서 정말 공감이 되었고, 작가의 생각이 잘 드러난 문단이라 골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