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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nyourself Jun 19. 2022

자전거 바퀴

#21 Marcel Duchamp - Bicycle Wheel

오늘 같이 이야기할 사람은 Marcel Duchamp(마르셀 뒤샹)이에요. 현대 미술로 넘어오는 시기에 꼭 한 번 나오는 사람일만큼 유명한 사람이에요. 지난 번에 피카소와 함께 입체주의를 만들었던, 조르주 브라크가 콜라주의 원형이 된 파피에 콜레를 탄생시켰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뒤샹은 콜라주에서 더 나아가 Readymade(기성품), 그러니까 이미 만들어져 있는 물체를 작품이라고 내놓은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길을 가다가 발견한 자전거 바퀴를 의자에 붙여놓고, 작품이라고 하는 거죠. 먼저 오늘 소개할 작품인 '자전거 바퀴(Bicycle Wheel)' 를 살펴볼까요?


Bicycle Wheel, Marcel Duchamp


정말 말 그대로, 자전거 바퀴가 의자에 꽂혀있는 형태의 작품이에요. 뒤샹은 Readymade(기성품)이라는 이름으로 작품들을 내놓았는데, 바로 그 첫 번째 작품이 이 자전거 바퀴에요. 미술 작품은, 화가가 긴 시간 노력과 습작을 통해 하나하나 그려나가야 되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관객들에게, 이런 작품들은 좀 아리송하게 다가오는데요. 우리가 뒤샹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시 이렇게 작품을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 생각해봐야 해요.


20세기(1900년대)로 넘어오면서, 세계 대전과 같이 큰 전쟁들이 나면서 예술가들에게 이성, 사회, 도덕 등에 대한 회의감을 일으키게 되었어요. 예술가들은 기존의 전통에 반하는 움직임을 보이게 되면서 반이성, 반예술, 반도덕적인 운동을 일으키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다다이즘(Dadaism)이에요. 


여기서 다다라는 말을 쓰게 된 이유 또한 반이성적인데, 예술가들이 사전을 펴서 나온 말 중 하나를 골랐다고 해요. 기존의 것을 부정하기 위해 이름도 이렇게 짓게 된거죠. (다다는 어린아이들이 옹알이할 때 말 하는 말을 의미하기도 하고, 프랑스어로는 어린이들이 타고 노는 목마를 말하기도 해요.) 뒤샹의 Readymade 시리즈는 이러한 배경 하에 만들어진 작품이에요. 기존에 작품에 사용하지 않은 기성품들을 작품으로 가져오기 시작한거죠.


어떻게 보면, 뒤샹의 작품들은 미술이라는 것은 꼭 그림이어야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주는 작품이기도 해요. 결국 화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 생각 등을 담은 visual image(시각적인 이미지) 이고, 그림이 아니어도 이러한 감정과 생각은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죠. 마그리트가 엉뚱한 물체들을 그림에 같이 배치해서 시각적인 충격을 줬듯이,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있는 의자, 그리고 그 위에 붙어 있는 자전거 바퀴도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인 경험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거에요.


Fountain, Marcel Duchamp


이 작품은 뒤샹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인, '샘(Fountain)' 이라는 작품이에요. 남자 소변기를 떼다가 가져온 작품이죠. R.MuTT 라고 쓰여 있는 것은, 당시 위생 시설 업체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하기도 하고, 유명했던 위생 시설 제작자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도 전해지고 있어요. 뒤샹의 Readymade 작품들은, '가장 예술적이지 않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어요. 아래 작품은, 병을 걸어 놓는 '병걸이(Bottlerack)' 를 작품으로 한 Readymade 시리즈 중 하나에요.


Bottlerack, Marcel Duchamp


뒤샹의 이러한 작품들은 당시 미술계에 큰 충격을 만들어냈고, 일상적인 것들을 가져와 미술 작품으로 만드는 팝아트나, 개념 미술, 그리고 설치 미술 등에 영향을 끼쳤어요. 미술가가 만들지 않아도, 거기에 미술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예술적인 의미를 담게 되면, 그 자체로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만들어낸거죠. 특히 뒤샹의 Readymade 중 '샘'은 20세기 현대 미술의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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