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아트리체를 그리다가 그 안에서 데미안의 모습을 보게 되고, 결국에는 자신의 내면과 마주치게 되는 싱클레어의 모습이 읽는 내내 나에게 투영되었다. 그를 좋아함으로 인해 생기게 된 마음의 움직임들을 글로 쓰며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내 안의 여러 가지 생각들을 밖으로 끄집어낼 수 있었다.
"그것은 나의 삶을 이루는 그 무엇이었고, 나의 내면이었으며, 나의 운명 또는 나의 마성이었다."
나의 삶을 이루는 가족, 내면의 성찰을 통한 자아의 성장, 그리고 나에게 운명이자 소명인 교사로서의 삶이 한데 모여 베아트리체 그림과 같은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나의 첫 에세이였다. 이것은 내가 계속 쓰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꾸준히 글을 쓰며 내삶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를 좋아하는 마음을 오래 기억하고자 남기기 시작했던 글쓰기였지만, 결국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감사로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