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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해 Mar 20. 2024

난 결혼 생활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내가 선택한 건데 언제까지 남 탓만 할래?

부모는 저버릴 수 없다고 합니다.

자식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합니다.

부모 자식은 천륜,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요?

결혼을 선택했듯 이혼은 선택할 수 있는 거라고요?

주어진 상황에 굴복하면서 내 선택에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까요?

팔자를 탓하고, 환경을 탓하고, 배우자를 탓하고.. 그럼 뭐가 달라지나요?


이런 부모는 드물어요. 주변만 그런가요?

부모-자녀 관계에서 방향키를 잡는 쪽은 부모입니다.

그에 비해 배우자와의 관계 설정은 좀 더 수월합니다.

대등한 위치에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죠. 


<알쓸인잡>에서 김영하 작가의 말을 듣고 아주 공감한 적이 있어요. 

정확한 표현을 찾으려고 검색해 봤습니다.

"순정만화의 글귀들을 보다 보니 연애라는 것이 이상적 부모를 찾는 것 같은 느낌 ... 연애는 잃어버린 부모의 사랑을 회복하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딩크족으로 살고 있지만, 제 이상형은 '내 아이의 아빠가 될 만한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부모님께 바랐던 모습을 신랑에게서 찾고 스스로 만족하는 중입니다.

상대방을 통해 더 나은 나를 만들고 나를 통해 상대방도 발전시키고, 그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얻고 있어요.

우리 부부는 서로에게 배우자일 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녀의 역할까지 수행하는 셈입니다.

제게 아이가 있었더라도 우리를 완벽한 부모라 생각하진 않았겠지만요ㅋ


결혼 전에 몰랐던 면을 함께 살아본 뒤에야 알게 될 수 있습니다.

내가 미쳤었지, 그때 콩깍지가 씌었던 걸 뒤늦게 깨달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때일수록 내가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많음에도 '이 사람이다!' 했던 바로 그 마음을 되새길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결혼을 결심할 때는 직업이나 재산 같은 조건을 따지는 것보다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저도 이혼을 상상해 본 순간이 있었고 앞으로 또 그럴지도 모르죠.

이혼을 단 한 번도 고민한 적 없는 분이 계시다면 부럽습니다.

이혼을 결심하신 분들의 마음도 지지합니다. 어려운 결정 하셨으니 앞으로 더욱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다만 결혼도, 이혼도 너무 쉽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겁니다.




신랑이 최근 가입한 모임에 부부동반 행사가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보니 우리 둘 다 성격이 변했다는 게 새삼 느껴졌어요.

8년 동안 서로 좀 중화가 됐달까요? 다행히 좋은 쪽으로 발전한 것 같습니다.

제법 기분이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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