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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해 Jun 26. 2024

[텐트를] 가까이에 핀 꽃은 언제든 볼 수 있어서

멀리 핀 꽃들만 보러 다녔나

올봄은 꽃구경에 진심이었습니다.

작년부터 봄꽃캠핑을 가고 싶었는데 일정을 맞추지 못해서 꼬박 1년을 별렀거든요.


창원 천주산_진달래 (좌) / 산청 황매산_철쭉 (우)

산 초입에 있는 캠핑장에서 1박 하고 이튿날 꽃구경 하기.

오~ 핑크핑크!

천주산은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 잣나무숲을 지나면 갑자기 눈앞에 진달래가 쫙 펼쳐지는 게 장관이었어요! 길더라도 비교적 완만한 코스로 올랐더니 숨이 깔딱거릴 만큼 힘들지는 않고요. 적당히 땀날 정도로 운동하다 눈호강으로 보상받으니 아주 상쾌하더라고요. 북창원 IC와 캠핑장이 가까웠던 것도 타지에서 가기에 좋은 조건이었어요.

황매산은 잘 닦인 산책로에 다양한 코스로 1, 2, 3 철쭉 군락지를 구경할 게 강점이었습니다. 인공적으로 다듬어진 길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어린이나 노약자와 함께 하기에는 확실히 낫겠더라고요. 저희는 산청에서 올랐는데 합천에서 가는 방향도 있고 산 자체의 규모가 커요. 거리는 멀고 볼거리가 많음에도 하필 여길 1박 2일 일정으로 가는 바람에 양껏 구경하지 못해 너무 아쉬웠습니다. 샤워장을 이용하려면 따로 천 원을 내야 하지만 캠핑장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는 건 큰 이점이고요.

한 번쯤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곳은 천주산, 내년에 또 가고 싶은 곳은 황매산입니다.


봄꽃 구경의 시작은 벚꽃이었어요.

사실 작천정 벚꽃캠은 작년에도, 올해도 갔지만 별 감흥이 없더라고요. 벚꽃이야 예쁘긴 하지만 요즘 가로수로도 워낙 많으니까요. 이름도 찬란한 영남알프스. 유명한데도 작천정이나 간월재만 한 번씩 가봤지 가까워도 제대로 등산할 생각은 해본 적 없네요.

봄꽃 구경의 마무리는 라벤더로 할 테다.

캠핑장은 아니지만, 마침 집에서 차로 15분 떨어진 곳에서 라벤더가 진 뒤 수국이 피는데 수국 축제도 한다더라고요. 진작 알고 한 달을 넘게 기다려 놓곤, 막상 시작하는 날짜가 되니 '오늘은 축제 시작일이니까 사람이 많겠지? 주말 지나고 갈까? 갔다 온 사람들이 아직 덜 피었다던데 며칠만 더 기다렸다 갈까? 오늘은 너무 덥지 않나?' 이러느라 놓치고 말았어요. 꽃이 축제 기간에 딱 맞춰 반짝 피는 게 아니니까 지금이라도 가면 될 텐데 왜 이렇게 또 늑장을 부리는지... 앗, 내일부터 장마라는데 허허.


그러고 보면 가까워서 소홀한 게 비단 가족만은 아닌 듯합니다.

가까이 있는 것들에도 소중함을 느끼고 감사하며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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