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나순이 Oct 30. 2024

출산 46일차, 체중 5kg 초과

2024년 10월 29일 화요일, 출산 46일째

오전 8시 30분 분유 120 (지난 수유 새벽 4시, 수유 간격 4시간 30분)

오전 11시 분유 120

오후 2시 유축모유 20, 분유 100 (아기가 바닥에 누워있지를 않으려고 해서 유축을 하다가 말았다)

오후 5시 분유 120

오후 7시 40분 분유 60+60, 120

오후 11시 분유 120

새벽 1시 분유 70

새벽 3시 분유 80

새벽 4시 분유 30

새벽 6시 분유 120

합계 : 1020 (너무 많이 먹였다...)

대변 : 오전 8시 30분


안 토하고 잘 먹고 잘 놀고 잘 잔다. (낮에는 분명 그랬는데 새벽 되니까 안 잔다...)

아침 8시 30분에 수유하고, 잠도 안 자고, 안 안아줘도 바닥에서 알아서 잘 놀길래, 역방쿠에 눕혀놓고 젖병 씻고 열탕소독하고 빨래 걷고 집안일 이것저것 했다. 아기는 여전히 잘 논다. 이 기회에 좀 씻어야겠다 싶어서 욕실에 가서 씻었다. 집에 아기가 있으면 욕실 문을 닫을 수가 없다. 씻는 도중에도 몇 차례를 밖을 기웃거렸다. 결국 빼액 울길래 씻다 말고 얼른 몸에 묻은 물기 닦고 옷 입고 달려갔다. 그 사이에 아기가 엄청나게 울었다. 너무 울어서 눈 주변이 시뻘게지고 눈물이 맺히고 몸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빨리 안고 달래줬어야 했는데 너무 울렸나. 가만 보니 벌써 수유시간이다. 얼른 분유를 타서 먹이니 허겁지겁 먹는데 얼굴에 뭔가 독기가 가득... 배가 얼마나 고팠을까. 꾸물거리다가 늦게 줘서 미안하다.

수유하고 조금 있으니까 잔다. 새벽에 늘 제대로 못 자니까 나도 슬슬 잠이 오네. 옆에 누워서 같이 좀 자다가 깼다. 허기가 져서 대충 밥을 차려먹고 있으니 그 사이에 또 아기가 깼다. 가만 보니 또 수유시간이다. 수유하고 나서 다시 먹던 밥을 먹으려니까 밥도 다 식고 식욕이 떨어져서 그만 먹었다. 아기가 바닥에 안 누워있으려고 해서 안고 책을 조금 읽었다. 뭐 이것저것 하다 보니 어느새 또 수유시간이다.

 기저귀 갈아주고 먹이고 안아주고 재우고 깨면 또 기저귀 갈아주고 먹이고 안아주고 재우고 무한반복.


새벽 내내 잠을 안 자는데 신기할 정도로 에너지가 넘친다. 내 배 위에 올려놓고 터미 타임 시키는데 아주 날아갈 기세다. 목 힘은 또 왜 이렇게 좋은 건지... 이러다가 조만간 뒤집고 기어 다니겠다.

어제 새벽에 문득 아기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너무 작고 연약해서 무서웠는데, 이제는 에너지가 너무 넘쳐서 무섭다. 내가 감당을 못 할 것 같아서. 이 시기에 팔다리가 원래 이렇게 굵고 튼튼한가? 무겁기는 또 얼마나 무거운지.

이제 산후도우미도 안 와서 낮잠도 제대로 잘 수 없고, 새벽잠은 거의 못 자고 아침이나 낮에 한두 시간씩 끊어서 잔 게 고작이라서 수면부족으로 아주 미칠 것 같다. 새벽 4시 넘어서니까 도저히 못 버티겠어서 자고 있는 남편을 깨워서 도움을 요청했다. 남편에게 아기 맡겨놓고 아침까지 푹 잤다. 마침 남편은 오늘 연차를 썼다.

매거진의 이전글 출산 41,42,43,44,45일차, 산후도우미 아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