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2일 화요일, 출생 60일차
먹는 양이 늘었다. 원래 한 번에 120을 먹던 아이인데, 이틀 전에는 한꺼번에 200까지 먹었다. 먹여도 먹여도 계속 쩝쩝대며 더 먹고 싶어 하길래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계속 분유를 추가로 타먹였다. 200을 먹어도 부족해하는 것 같았지만 여기서 더 먹었다가는 토할 것 같아서 그만 줬다. 사실 200을 먹어도 되긴 하다마는, 양이 느는 만큼 텀도 길어져야 하는데 꼭 그렇지도 않다. 많이 먹든 적게 먹든 두 시간에서 세 시간 정도 지나면 배고파한다. 그래도 한번 왕창 먹었으면 그다음 수유 때는 조금 덜 먹는 것 같다. 120을 먹을 때도 있고, 160을 먹을 때도 있고, 180을 먹을 때도 있다. 일단 아기 상태를 봐가면서 조절하면서 준다. 주는 대로 무조건 다 먹는 건 아니고 본인이 먹는 양을 알아서 조절하는 것 같다. 준비한 양이 부족할 때는 더 타주면 돼서 괜찮은데, 덜 먹고 남을 때는 조금 아깝다. 하루 총섭취량을 계산해 보면 대략 1000이 나온다. 갓 태어났을 때는 하루 500을 겨우 먹었고, 얼마 전까지는 900 정도였는데, 어느 순간 1000이 넘었다. 벌써 나흘째 분유를 하루 1,000 이상 먹고 있다. 소아과에서는 하루 950을 넘기지 말라고 하던데, 이대로 괜찮은 건가 모르겠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체중이 5kg일 때도 950, 10kg일 때도 950을 먹는 게, 이게 맞는 건가 싶다. 일단 섭취량과 수유텀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아이가 달라는 대로 줘봐야겠다.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아기가 요즘 밤에 통잠을 자서 너무 좋다. 밤에 무려 5시간씩 잔다. 보통 자정쯤에 자서 새벽 5시쯤에 깬다. 드디어 우리 아기에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중간에 아기가 한 번쯤 깨는데 내가 못 듣고 잘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나를 깨울 정도로 울지는 않는다. 잠들기 전에는 최초로 5시간 통잠을 잔 날은 지금으로부터 3일 전인 11월 8일이다. 9일에는 3시간 만에 깨긴 했지만 세 시간 정도만 해도 꽤 많이 잔 편이다. 10일에도 거의 5시간을 잤고, 11일에도 5시간을 잤다. 안고 트림시키고 재우는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수유텀은 무려 6시간이다. 밤 11시에 수유하고, 새벽 5시에 수유했다. 오늘도 기대해 볼 만하겠다.
신생아는 키우기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다. 내가 직접 겪어보기로는, 일단 아기가 너무 작고 연약해서 무섭다. 아기가 밤중에 수시로 깨서 나도 덩달아서 잠을 못 자는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혹시나 영유아돌연사를 할까 봐 무서워서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신생아 케어는 수면부족과 불안감과의 전쟁이다. 불안감이 낮고 아기 울음소리에 둔감하고 아기를 대충 키우고자 한다면 사실 그리 어려울 일도 없다. 우리 아기는 이제 반백일이 지나 더 이상 신생아가 아니다. 잘 자고 잘 먹고 잘 논다. 초기보다 확실히 지금이 수월하다. 아기가 낮이고 밤이고 계속 자면 양육자 입장에서 매우 땡큐겠지만 사실 그건 너무 내 욕심이고, 안 자고 깨어있을 때는 적당히 놀아줘야겠다.
지금 단계에서 동화책 읽어주기는 사실 큰 의미가 없지만, 일단 동화책을 읽는 동안 내가 무슨 말이라도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아기는 내가 어떤 소리를 낼 때 관심을 가진다. 아무 콘텐츠 없이 계속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이는 것은 너무 지겹고 힘들다. 그나마 동화책을 읽으면 일단 내가 조금 덜 지루하고 즐겁기 때문에 계속 말을 할 수 있다. 지금껏 서너 권 정도 읽어줘 봤는데 아기가 분명히 관심을 가지는 게 보였다. 중간중간에 웃기도 하고. 집에 동화책을 무려 77권을 사놨다. 출산 전부터 사다 모은 게 벌써 이렇게 됐다. 아, 마음 같아서는 100권 채우고 싶네.
요즘 내년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 내년에 문화센터에 가서 종이접기를 배우고 강사자격증까지 취득할 생각이다. 오늘 센터에 전화해서 상담받았는데 거의 마음을 굳혔다. 매주 1회 센터에 가서 교육을 받을 거고 집에서도 연습해야겠다. 영어공부도 다시 할 생각이다. 수년 전에 12개월 할부로 구입해 둔 영어학습지 98권을 이제는 끝낼 때가 되지 않았나. 영어학습지를 풀고, 유튜브 콘텐츠도 활용할 건데, 지금 알아봐 둔 게 페파피그랑 빨모쌤이다. 1년 동안 이것만 해도 충분하겠다. 집에 사둔 책을, 특히 동화책과 육아에 관한 책을 모조리 다 읽을 생각이다. 기록을 생활화해야겠다. 수영은 배우고 싶다기보다는... 배워야 한다.
육아를 기본으로+종이접기+영어공부+수영
월
화 아침수영
수 문화센터종이접기, 도서관영어수업
목 아침수영
금 사우나
토 사우나
일 사우나
어제 세 가족이 처음으로 아기 데리고 외출했다. 일단 마트. 마트 캐셔분이 우리가 사이좋고 보기가 좋아 보였는지 기념사진을 찍어주셨다. 좋은 경험이다. 다음에는 카페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