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의 일주일
지난 한 주는 어떤 일이 있었지? 글을 쓰려고 앉았더니 지난 한 주가 아득하게 느껴진다. 캘린더를 열고 어떤 일정들이 있었는지 복기해 본다.
늘 인풋만 하는 것은 아니었구나.
가만히 놔두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 하는 나는 늘 아웃풋보다 인풋이 많다고 스스로를 자책하곤 했다. 그런데 지난 한 주를 돌아보니 아웃풋을 해내고 있는 순간도 있음을, 그걸 봐주고 있지 못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올라온다.
이 주 전 어느 날에는 아침부터 밤까지 버크만 과정을 새롭게 또 학습하면서 배움을 채웠다면 지난주에는 그걸 배운 것을 실행하는 순간이 있었다. 버크만 코칭 과정을 들으며 옆자리에 앉은 파트너와 과정이 끝나고 실습을 한 번 하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물론 강의는 끝났고, 누가 확인하지도 않을 과제였지만 기쁜 마음으로 강의에서 새롭게 만나 뵙게 된 코치님과 실습을 하게 되었다. '코칭을 잘해야지'가 아니라 과정 안에서 배운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보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그런데 그 안에서도 상대 코치님은 여러 알아차림을 얻으셨고, 끝나고 감사했다며 따로 커피 쿠폰을 보내주시는 것이 아닌가. 아직 목감기가 남아 있어 목소리가 잘 안 나오는 상태였기에 미안하기도 하고, 또 코치님의 진심이 전해져 감동이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전 오래 장기코칭을 하다 현재는 쉬고 있는 한 고객 분이 코칭을 요청하셨고, 버크만 코칭을 권해드렸다. 평소행동과 욕구 사이에 간극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시며 진단 결과를 보고 여러 알아차림을 얻으셨고, 현재 코칭이 필요한 동생에게도 권하고 싶다며 바로 버크만 코칭을 동생에게 선물하셨다. 유난히 성실한 고객님은 코칭이 끝난 지 몇 시간이 되지 않아 액션플랜을 작성해 보내주셨다.
하나의 문을 닫으며
작년 8월에 처음 시작해 한 달에 한 번씩 이어오고 있는 한 센터의 그룹코칭 프로그램의 마지막 세션이 있었다. 매회 12명이 정원이었으니 얼마나 많은 분들을 마주했다는 것일까. 처음 의뢰를 받고, 센터의 요청에 맞는 새 프로그램을 디자인하고, 직접 해보며 매 회차 참가자들에 맞춰 조금씩 수정하고, 또 현장의 요청을 적절하게 맞춰가며 한 회차 한 회차 오다 보니 벌써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덕분에 퍼실리테이션 연말 모임에서 사례 발표도 하고, 프로그램의 다른 회차를 담당하시는 교수님들과 자문회의도 함께 하기도 했다. 담당하시는 매니저님과도 짧지 않은 시간 합을 맞춰왔다. 서로에게 편안한 공간을 만들고,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고, 안전지대를 한 발짝 나왔던 모든 참가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글로벌 창업팀을 코칭하며
그리고 올여름을 더 뜨겁게 만들고 있는 글로벌 창업팀 코칭이 있다. 어느 날은 세 팀을 연달아 코칭한 날도 있었다. 팀의 막혀있는 부분을 돕기 위해 함께 머리를 쓰고, 또 오랜 인연들에게 연락해 도움을 구하기도 했다. 마침 일본 유학 경험이 있는 한 팀원과 미국에 살고 있지만 잠시 고국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일본 친구를 연결해 인터뷰가 성사되기도 했다. 예전에 일을 하며 관계했던 서비스들의 예시를 나누기도 하고, 단지 문제해결이 아니라 팀의 소통이나 리더십까지도 함께 볼 수 있어 코칭을 하고 있는 나도 즐겁다.
그리고 의미 있는 미팅들
해외에서 온 한 기업의 파운더를 만났다. 평소 알고 지내던 코치님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라 기대와 설렘이 공존한다. (이건 좀 더 발전된 후 차차 나눠보기로..) 오랜만에 만나 서로를 이해하며 나눈 대화도 참 뜻깊다.
발리에 가기 전 프로그램 담당자와 인터뷰도 진행했다. 인터뷰어가 아무 준비도 하지 말라고 해서 편하게 자리했는데 나의 기대와 참여 동기, 현재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 어떤 주제에 대한 생각들을 너무도 솔직하고 편하게 나눴다.
캐나다의 한 박사님이 IDG 허브들을 미팅한다고 해서 출근 전 줌미팅도 기꺼이 했다. 주어진 질문에 대답을 하며 두서없지만 여러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돌아보니 많은 것을 한 것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나름 의미 있는 한 땀 한 땀인 것 같아 귀하다. '코치의 일주일'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어서 일에 관해 적었지만 복숭아 병조림을 만들었고, 오래 미룬 것을 정리하고 청소했고, 블로그에는 작년 IDG 서밋 참가로 스톡홀름에 다녀온 내용을 정리하고 있고, 200개는 본 것 같은 스톡홀름 호텔도 최종 마무리를 지었다. (결국 초반에 마음에 들었던 곳으로 정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가격이 오르기 전 예약해 놓을 걸 그랬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도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